웨이 CEO "거의 모든 업체, TSMC와 2나노 협력 중"
삼성 'GAA', 인텔 '하이 NA' 선제 도입으로 압박 중
TSMC, 고객 이탈 2년째 지속에…"2·3나노 투자 집중"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일본 라피더스까지 2나노 공정을 둘러싼 치열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기술 격차를 확신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저쟈(C.C. Wei) TSMC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열린 실적 설명회를 통해 "당사의 2나노 기술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계획보다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AI(인공지능) 관련 수요의 급증은 지능적이고 연결된 세상에서 저전력 컴퓨팅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해줬다"며 "TSMC는 AI 애플리케이션의 핵심 조력자"라고 말했다
웨이 CEO는 특히 "거의 모든 AI 혁신 기업이 TSMC와 협력하고 있다"며 "고성능컴퓨팅(HPC)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모두에서 3나노에 비해 2나노에서 더 높은 수준의 고객 관심과 참여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25년부터 2나노 대량 생산을 준비할 것"이라며 "신주 및 가오슝 사이언스 파크에 여러 개의 팹 또는 여러 단계의 2나노 기술 팹을 건설해 고객의 강력하고 체계적인 수요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초미세 기술 격차 3년"…TSMC, 기술 격차 자신감
TSMC의 이 같은 2나노 양산 언급은 삼성전자, 인텔 등 경쟁 업체들의 공격적 행보에도 업계 선두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TSMC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2나노급 제품인 20A(옹스트롬) 공정을 생산하고, 이어 1.8나노 제품인 18A도 하반기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최근 2나노 파운드리 공정에 필요한 반도체 신규 장비인 ASML의 '하이 NA EUV(극자외선)'를 세계 최초로 확보하며, 파운드리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웨이 CEO는 이에 대해 "그들(인텔)의 (1.8~2나노) 최신 기술을 (가능한 모든 사양을 확인한 결과) TSMC의 3나노 공정(N3P)와 매우 유사하거나 동등하다. 최신 기술이 생산에 들어가는 2025년이 되면 TSMC는 양산 3년차다"며 기술 격차를 시사했다.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TSMC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트렌지스터 구조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TSMC에 앞서 지난해 6월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에 도입했다. 4나노 공정에서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데, 이어 올해 하반기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이 높아지며, 끈끈했던 TSMC와 고객사 간 협력 관계에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TSMC의 고객사 수는 지난 2021년 535개에서 2022년 532개, 지난해 528개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웨이 CEO는 "2025년 출시될 2나노 기술은 박막(Narrow Sheet) 트랜지스터 구조를 채택하여 집적도와 에너지 효율 면에서 업계에서 가장 앞선 반도체 기술이 될 것"이라며 "한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업체가 2나노에서 TSMC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고삐도 당긴다.
TSMC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침체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지만, 올해 투자는 2~3나노 초미세 공정을 중심으로 전년 수준을 이어간다.
초미세 신규 공정은 대규모 투자와 연구 개발이 불가피하지만,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투자 속도를 늦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지난해 설비투자가 305억5000만달러로 전년 362억9000만달러보다 16.1% 줄었으나 올해는 280억~320억달러로 전년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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