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사격 이후 올해 첫 미사일 도발
미사일, 1000㎞ 비행 후 동해 탄착
고체연료 신형 IRBM 시험발사 가능성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14일 오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 발사하며 27일 만에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5500㎞인 중거리급으로 파악되면서, 고체연료 신형 IRBM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오늘 오후 2시 55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다. 미·일 측과도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
북한 미사일 도발은 올 들어 처음이자, 지난 12월 18일 이후 27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평양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 상에 탄착했다. 이에 앞서 전날인 17일에도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이용한 신형 IRBM 시험발사일 수 있다는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와 달리 연료 주입 과정이 없기 때문에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액체에 비해 사거리 또한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짧은 준비 시간과 함께 사거리도 긴 고체연료 IRBM을 개발한다면 우리 뿐만 아니라 미 측에게도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3500㎞ 떨어진 괌과 약 6000㎞ 거리에 있는 알래스카까지 타격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올해 초부터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기동성과 신속성을 갖추기 위한 고체연료기반 시험발사를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주일기지, 괌기지 등 미군의 태평양 주요군사기지를 무력화 시킬수 있는 고체연료기반 중거리탄도미사일의 기능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부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22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정상 비행에 실패했는데, 이를 두고 고체연료 IRBM을 시험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의 올해 첫 미사일 도발은 남북 군사적 대립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핵전쟁을 언급한데 이어 최근에는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결코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핵전쟁 발언 이후 이달 5~7일 사흘간 서해 상에서 포사격을 재개하는 등 군사적 위협 수준을 날로 높이고 있다.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북한이 서해 상에서 포사격을 실시한 것은 지난 5일이 처음이었다.
이에 우리 군도 지난 5일 K-9 등을 동원해 400여발의 포사격을 실시, 사격훈련을 재개했다. 우리 군이 서해 상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 또한 9·19 군사합의 이후 최초다.
전문가들은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민진당 정권 승리에 따라 양안 및 대만관계에서 긴장관계가 조성됐다"며 "동북아, 남중국해 긴장 가능성에 대비하고 중국과의 공조차원에서 자신들도 대만선거 결과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시위성 무력시위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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