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한미그룹 통합…동반 상생 경영 체제
임종윤사장 측근 "고지못받아…동의 안해"
송 회장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위한 결정"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의 통합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이날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 합의 계약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지분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임종윤 사장은 고 임성기 창업주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3남매 중 장남이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갖고 있다. 중국 북경한미약품의 성장을 이끌며 한미사이언스 대표까지 지냈지만 2022년 3월 대표직에서 내려온 후, 현재 개인 바이오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이자 코리그룹 회장으로 있다.
임종윤 사장의 한 측근은 "임 사장은 한미의 대주주이면서 오너 가족이고, 후계 구도까지 이어받으려던 인물인데 이같이 중요한 경영 사실에 대해 가족과 경영진으로부터 어떤 고지도 받지 못했다"며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도 못 들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은) 회사의 주주와 임직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의 중대한 사항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합병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국내 신약 개발을 리드하던 한미약품의 정체성이 과연 보존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크다"면서 "할 수 있는 역할 내에서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 사장의 반발에 따라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3남매의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향후 OCI홀딩스가 구성할 공동 이사회에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는다. 이번 통합도 임주현 사장과 송 회장이 리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주현 사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0.2%, 송 회장은 11.66%를 갖고 있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6%를 갖고 있으며,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9.9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송 회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동반자와 함께 보다 크고 강한 경영 기반을 마련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12일 저녁 임직원들에 메일을 보내 "새로운 한미의 도전과 혁신이 시작됐다"며 "앞으로 양 그룹은 동반자로서 공동 경영을 통해 소재·에너지와 제약바이오라는 전문 분야에 각 집중하면서도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그룹은 자산 총액 기준 대한민국 30대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며 " 신약 개발과 R&D, ETC(전문의약품)와 OTC(일반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 기업으로 올라설 힘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