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주머니 쌓은 임시초소 구축
GP 정상 복원 위한 첫 단계 돌입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우리 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내 임시 감시초소(GP) 구축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북한이 콘크리트로 GP를 복원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 역시 GP 복원을 위한 첫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최근 DMZ 내 사낭(모래주머니)으로 쌓은 임시 GP를 만들었다. 9·19 군사합의 이후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북한을 감시할 수 있는 GP를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의 임시 감시초소 구축은 GP 정상 복원으로 가는 첫 수순으로 보여진다. 앞서 남북은 지난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DMZ 내 운영하던 11개 GP 가운데 10개를 파괴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DMZ 내 북한군 GP는 160여개에서 150여개로, 우리 군 GP는 78개에서 67개로 줄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23일 군사합의 파기 선언 이후 파괴한 GP 복원에 나섰다. 우선 목재로 GP를 지은 이후 최근에는 콘크리트로 다시 복원하는 장면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고사총 등 중화기도 반입했다.
우리 군 또한 북한군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임시 GP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GP 복원이 95% 정도 수준에 달했다"며 "우리 군은 임시 GP를 구축해 북한 측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이 총기를 소지하자, 우리 또한 권총을 차는 등 재무장에 나섰다. 이달 5일에는 북한의 서해 상 포사격에 대응해 우리 군 역시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해당 지역에서 포사격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감안했을 때, 군 안팎에서는 우리 군도 머잖아 GP 복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8일 우리 군이 적대행위 중지구역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가운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DMZ 내 GP 복구는 필수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초 GP 복원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조 전 실장은 "1단계로 임시 GP 복원을 해서 우리 군과 최소한의 장비로 GP를 지키도록 하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과학화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 '제네시스' 같은 GP를 조만간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