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첫 '휴대전화 연결' 위성 발사…올해 문자 서비스 상용화
미국·캐나다·일본 등 8개국서 서비스…내년 중 전화·인터넷도 가능
한국 도입 여부는 미정…국내 전문가 "재난망 등 활용 좋아 가능성↑"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지구상 어디에서나 휴대전화 연결이 가능해졌다", "세계 어느 곳에도 휴대전화 데드존(음영지역)이 존재하지 않게 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스타링크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 서비스 시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통신 서비스 '다이렉트 투 셀'을 제공할 인공위성 6개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다이렉트 투 셀은 위성 통신망 접속을 위한 단말기 등 별도 장비 없이 휴대전화에 바로 연결함으로써 서비스 지역 어디에서나 문자, 통화, 인터넷 검색 등을 돕는다. 미국에서 시험 서비스를 거친 뒤 위성을 추가 발사해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에도 제공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에도 향후 도입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번 스마트폰 직접통신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올해 스타링크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다이렉트 투 셀, 생명을 구할 잠재력 지닌 통신"
스마트폰과 위성 간 직접 통신이 가능한 이유는 위성 안에 LTE 기지국 역할을 하는 '이노드B(eNodeB)' 모뎀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기존 스타링크 서비스는 직사각형 또는 원형 모양의 소형 지상 안테나, 위성전화 등 별도 장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다이렉트 투 셀이 시작되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위성을 추가 발사해 내년 중으로 음성 전화·데이터 서비스, 2026년에는 스마트워치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미국 T-모바일, 캐나다 로저스, 호주 옵투스, 일본 KDDI, 뉴질랜드 원, 스위스 솔트모바일, 칠레 엔텔 등 8개국 이동통신사와 협업해 우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바다, 산간 오지 등 통신 불능 지역에 기지국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돼 망 구축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머스크는 엑스(전 트위터)에서 속도 측면에서 "기존 지상파 셀룰러 네트워크와 의미 있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지구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케이트 타이스 스페이스X 수석 엔지니어도 소방관, 해상 구조대 등이 비상 상황에서 통신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서비스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무인도에서도 유튜브 볼 수 있는 시대…일본도 휴대폰용 위성 쓴다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가 국내에도 도입될 지 주목된다. 이미 스페이스X는 한국 자회사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해 KT SAT, SK텔링크와 해양 선박 통신 등을 목적으로 스타링크와 기업간거래(B2B) 제휴를 맺었다. LG유플러스도 곧 스타링크와 항공·해상 통신 관련해 B2B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타링크코리아가 정부로부터 사업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 도입 여부는 미정이다.
한국은 섬, 산지가 많지만 기지국을 촘촘히 구축하면서 통신 불능 지역이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등산로, 바다 곳곳에서는 통신 불능 상태인 '데드존'이 보이고 있다. 또 굴착공사에 따른 광케이블 단선 사고로 통신 장애가 종종 발생하면서 이러한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위성통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이미 통신 불능 지역이 적은 일본의 한 이통사도 스타링크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 협력사로 참여했다. 브랜드 AU를 운영하는 KDDI의 타카하시 마코토 사장은 지난해 9월 스타링크와의 협약에서 "하늘이 보이는 곳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스타링크가 쏘아 올린 위성은 향후 6G 상용화에 활용될 수 있다. 6G 시대에 도심항공교통(UAM) 등 서비스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통신 간섭을 받지 않는 위성통신 역할이 중요하다.
업계 전문가도 향후 다이렉트 투 셀 한국 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재난 발생 시 기지국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위성통신이) 재난망으로 활용하는 데 좋다. 이번 스타링크 건의 경우 작은 단말기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유용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6G 차원에서나 재난망, 산간 도서 지역에 망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이동통신사도 사업성이 된다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이 서비스를 쓰는 데 소비자들이 비용을 얼마나 지불해야 할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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