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의장 뺨 때린 의혹, 논란 확산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송년회 자리에서 구의회 의장의 뺨을 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영도구청장에 대해 구의회 의원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경민 영도구의회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김기탁·김지영·신기삼)은 4일 오전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구청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김지영 의회 부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기관단체장협의회 송년회 자리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단체장들이 이 의장에게 삭감된 예산안에 대해 항의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A구청장이 이 의장을 폭행하고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일은 지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 벌어진 정치적 테러행위이며, 의회의 가장 본질적 권한인 예산안심사권을 침해하기 위한 시도"라며 "비유를 하자면, 행정부 수반이 국회 의장을 폭행한 셈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폭력과 모욕으로 이 의장을 공격한 A구청장의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행태는 영도구민의 의사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구민을 얕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행위"라며 "폭력으로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한 A구청장은 책임지고 조속히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당시 사건 경위를 설명하며 "관내 기관장과 단체장들로 구성된 송년회 자리에서 예산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항의를 했고, A구청장은 이에 대해 맞장구를 치면서 의회를 조롱했다"며 "모욕적인 말을 하며 손을 들어 올리는 행동을 하길래 깜짝 놀랐는데, 곧이어 바로 뺨을 세게 때렸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A구청장의 행동을 제지할 순 없었다"며 "뺨을 맞은 뒤 수치심을 느껴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난 뒤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가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당시 저는 술을 아예 먹지 않았었고, A구청장도 술을 많이 먹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지난 3일 A구청장과 이야기를 나눴으나 계속해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A구청장이 진실을 밝히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만 고소 취하 등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할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구청장은 "지난 3일 오후 4시께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 의장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나, 사건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해 진전된 바가 없다"며 "뺨을 때린 사실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해당 사건을 두고 송년회 참석자들 간에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고, 현장 사진 등 증거가 남아 있지 않아 진상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의회 의원 총 7명 중 민주당 소속 의원 3명만 참여했으며, 세부적인 입장차 등을 이유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 3명은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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