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외무 "서방 우크라-가자 '이중잣대'는 '위선의 극치'"

기사등록 2024/01/04 11:48:22 최종수정 2024/01/04 13:47:29

"그간 쌓은 명성·신용 잃어…회복 쉽지 않을 것"

"미국과 중·러 다른 행보…지정학 방정식 진화"

[모스크바=AP/뉴시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사진=뉴시스DB) 2024.01.0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중잣대'를 대고 있는 서방국가들을 향해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아나돌루, RT 등에 따르면 피단 장관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면서 원칙과 도덕에 대해 말할 자격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일로 서방과 유럽인들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신용을 한 순간에 잃었다. 그것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비교해 서방의 태도가 "위선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피단 장관은 "원칙, 미덕, 도덕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나는 이 모든 것이 거대한 전략지정학적 파열의 길을 닦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무조건적인 지원을 해온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의 방정식이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자행했다"면서 "히틀러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피단 장관은 하마스 서열 3위 살레흐 알아루리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드론 공격에 숨진 것과 관련해 "전쟁이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화와 '두 국가 해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피단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 F-16 전투기 구입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미국 방문 가능성 질문엔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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