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 발언
현재 5% 관세 수입품이면 15% 관세 내야
한국 등 FTA 국가에도 적용 여부는 미정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거의 내내 USTR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마찬가지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찍이 10%의 보편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혀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다만 일률적으로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매길지, 아니면 기존 관세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매기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는데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NYT 질문에 후자의 방식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5%의 관세를 내고 있는 수입제품이 있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재출범할 경우 총 15%의 관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에는 직격탄이 예고된 셈이다.
NYT 인터뷰는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를 거친 것이라 사실상 트럼프 전 캠프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트럼프 측은 FTA를 체결한 국가들은 보편적 관세 적용의 예외로 할 지 여부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의회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의회 동의 없이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후임자들이 함부로 관련 정책을 없애지 못하게 의회에 법률 제정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내가 알기로 아직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실제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보복 관세 등에 따라 통상환경이 악화되고,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더 큰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세탁기에 부과한 관세로 2018년 18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나, 소비자들의 세탁기 및 건조기 구매 중간 가격은 각각 86달러, 92달러씩 상승했다는 시카고대학의 조사결과도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담당보좌관을 지낸 대니얼 프라이스는 NYT에 "지난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동맹국들에 악의적인 관세를 부과했을 때 한국과 일본 같은 핵심 무역 파트너들은 그가 곧 정신을 차릴 것이라 생각하고 미국 수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자제했다"면서 "이번에는 그들도 그런 환상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이러한 비판이 자유무역주의에 경도된 것이며, 트럼프 정부에서도 인플레이션은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효율성이나 가격도 중요하지만 미국인들을 위한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소비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생각은 생산이 끝이다"며 "안전한 행복했던 공산주의자들은 끝이다. 걸맞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때만해도 보호무역주의자 외에도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월스트리트 전문가 등 다영한 경제 보좌관들이 고용됐지만, 현재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 같은 인물들만 압도적으로 많이 남아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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