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산단공 이사장 "내년 창립 60주년…디지털 전환 본격화"

기사등록 2023/12/24 08:00:00 최종수정 2023/12/24 09:53:50

취임 200일 맞아 신년 인터뷰

디지털 전환 구체화…로드맵 발표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서울 구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12.24. xconfind@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손차민 기자 = "앞으로 산업단지 간에 데이터가 연동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려 한다. (산단 간에) 제품을 만드는 부품 소싱과정부터 소비자 피드백까지 정보가 연동된다면 제조 생산성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구로구 산단공 서울사무소에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1일 이사장에 취임한 뒤 그가 처음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전국 산단의 '디지털 전환'이다. 당시 그는 자신의 명함에 자신을 '이지털(lee+digital)'로 표현할 정도로, 디지털 전환을 책임지겠다는 포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취임 직후 전국 산단을 모두 돌면서 성장과 혁신을 창출해야 할 산단이 경쟁력 저하를 겪고 있다고 느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대전환이 불가피하며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상은 그가 기술고시 전체 수석으로 합격하며 정보통신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경험이 있기에 나올 수 있었다.
[세종=뉴시스]이상훈 산업단지공단 신임 이사장이 만든 명함. 사진 속 명함에 '이지털', 이메일 주소(leegital)가 적혀있다.

취임 후 만난 입주 기업을 떠올리며 "인천 쪽에 위치한 한 건설 기계 어태치먼트 기업 사장님이 최근 'DX(디지털전환) 스마트 팩토리'를 들여야 할 지 고민을 하더라"라며 "사장님들도 현실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고민하는 점을 보며 더 확신을 가졌다"고 전했다.

취임 약 200일을 맞은 지난달 그는 이를 구체화한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1단계로 오는 2027년까지 '기업 내', 2단계로 오는 2029년까지 '기업 간', 3단계로 2032년까지 '산단 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는 "스마트 팩토리 내부 데이터가 상호 운용성 있게 공유되도록 하는 것이 1단계, 공단 내 데이터가 잘 연동되게 하는 것이 2단계다. 전국에 1283개 산단이 있고 그 중 우리가 관할하는 국가 산단이 82개다. 산단 간 데이터 공유 체제를 만드는 것이 3단계"라며 "3단계까지 완성된다면 특정 지역에 국지적인 재난으로 데이터 손실을 입더라도, 다른 지역 산단에서 백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 생산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가령 연구개발(R&D) 센터는 수도권에 있고, 물건을 만드는 공장은 지방에 있더라도 실시간으로 충분히 제품 생산에 필요한 오더와 설계 등을 변경하고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서울 구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12.24. xconfind@newsis.com


내년에 산단공은 설립 60주년을 맞는다. 이는 우리나라 산단 60년 역사이기도 하다. 이를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을 본격 추진하는 셈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산단이 갑작스러운 디지털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이 이사장은 "일부 입주 기업 사장님들이 자신들의 데이터가 다른 곳과 공유되는 것을 우려하더라. 그래서인지 디지털화를 고민하는 사장님도 많지만 엄두를 못 내는 분이 많더라"라며 "물론 제조 관련 정보는 공유하지만 내부 경영 정보는 기밀로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입주 기업 사장들에게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자리를 많이 가지려 한다. 이를 담은 가이드라인 등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우려 사항으로 해킹을 꼽았다. 그는 "데이터를 공유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외부 해킹 문제도 고민 중이다. 여기에서 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지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60주년을 맞아 우리 산단과 산단공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생활과 산업 공간이 융합되고, 공단에서 발생하는 인력 문제는 로봇으로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해외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는 틀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산단을 고도화하기 위해 외국의 우수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해외 전문가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라며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프랑스의 도시 재생 등을 보며 고민해왔다. 우리도 꾸준히 국제적으로 협력하며 노후 산단을 고도화할 때 적극 반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서울 구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12.24. xconfind@newsis.com

▲28회 기술고시 전체 수석합격 ▲1993년 정보통신부 사무관 ▲2008년 3월~2008년 2월 지식경제부 전기소비자보호과장 등 ▲2009년 8월~2011년 8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파견 ▲2015년 3월~2017년 3월 국민안전처 특수재난지원관 ▲2017년 10월~2021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정책관 등 ▲2021년 2월~2023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 ▲2023년 6월~ 한국산업단지공단 12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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