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모아타운 방문…오세훈·원희룡 동행
"주택시장 이념 아닌 경제원리로 작동돼야"
"사는집 위험해지기 바라는 웃지못할 상황"
도시 정비사업 지원·이주비 융자 등도 약속
주민들, 사업 신속추진·추가 규제완화 요청
윤 "주거복지 첫째, 국민 원하는 대로 선택"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도심 재개발·개건축과 관련해 "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절차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 저층 주거지의 절반 가까이가 35년 이상 된 주택이라며 "앞으로는 재개발, 재건축의 착수 기준을 노후성으로 완전히 바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랑구 중화2동 모아타운 현장을 찾아 주민, 전문가 등과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등 노후 주거지 정비 방향을 제시했다.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온 이날 윤 대통령은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을 방문해 한파 속 주거 환경을 살핀 후 곧장 모아타운 사업지를 찾았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신속 정비하는 소규모 주택정비 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오랫동안 지연됐던 뉴타운 사업이 이제 모아타운으로 사업 유형을 변경해 도시 정비가 다시 진행되고 있어 굉장히 반갑다"며 "주택과 주거는 민생에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해)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를 해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을 많이 겪었다"며 "우리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정치와 이념이 아니라 경제 원리에 맞게 작동되도록 시장을 왜곡시키는 규제들을 계속 제거하면서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또 "종부세 등 부동산 투기에 대한 징벌적 과세도 완화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했고, 재건축 부담금 감면 등도 완료를 했다"며 "이를 통해 지난 5년간 65건 뿐이었던 안전진단 통과 건수가 올해 163건을 넘었고, 연평균 2만8000여 규모인 정비구역의 지정도 올해 6만2000호로 2배 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30년 전에 머물러 있는 주택을 편안하고 안전한 주택으로 확실하게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재건축과 재개발을 추진하려면 먼저 기존 주택에 대한 안전진단부터 받아 이를 통해서 그 위험성을 인정받아야 사업을 시작할 수가 있다"며 "이렇게 되다 보니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이 위험해지기를 바라는 그런 웃지 못할 상황이 또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재개발 재건축의 착수 기준을 노후성으로 완전히 바꿔야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아타운과 같이 소규모 도시 정비 사업은 국가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재정 지원과 이주비 융자를 확대해 주민들의 거주 환경을 속도감 있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모아타운 사업의 신속 추진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안전진단 이외 추가 규제 완화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모아타운 사업 자금지원 원활화,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유연화 등을 주장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정비사업의 체계와 방식을 점검해 사업여건을 개선하고,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오 시장은 "재개발 재건축 후보지를 발굴하는데 있어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주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한 뒤, "전문가 분들의 거시적인 분석과 실제 현장 주민들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잘 들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도시를 어떻게 만들 거냐 하는 것은 주민들과 시에서 결정할 문제고, 중앙정부는 그걸 어떻게 도와줄지 궁리해서 뒷받침해야한다"며 국토부에 관련 법안을 검토할 때 현장의 도시계획위원들 의견을 반드시 참조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주거복지의 첫 번째 원칙은 국민들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원하는 바가 속도감 있게 실현될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깊이 관심 가지고 주거 문제를 지켜보겠다. 불필요한 규제는 앞장서서 과감히 쳐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주민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며 윤 대통령에게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한편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모아타운 사업지 일원을 돌아봤다. 원 장관과 오 시장도 동행했다.
오 시장은 모아타운 현장을 가리키며 "과거에 재개발이 예정됐던 곳인데 지난 시장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사업이) 취소가 됐다"며 "재개발이 되려면 주택노후도, 접도율, 호수 밀도 등이 맞아야 되는데 새로 들어온 빌라들이 있어서 재개발은 힘들어졌다. 그래서 모아타운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윤 대통령은 "이렇게 모아타운 같은 걸 통해서 계속 집을 지어줘야, 아파트도 짓고 해서 공급이 달리지 않게(해야 할 것)"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주변을 돌아보다 "제가 중학교를 이 근처에서 다녔다"고도 했다.
주민들은 윤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윤 대통령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이날 현장 방문 및 간담회에는 정부에서 원 장관과 오 시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등이 동행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정책실장,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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