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시작 나흘만에…반수 성공해 학교 옮겨
[서울=뉴시스]박예진 인턴 기자 = 서울 소재 한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던 학생이 과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퇴해 학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어일문학과 학생회장직 사퇴서 사진과 함께 게시글이 올라왔다.
A씨는 94.9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려 당선되며 지난 14일부터 학생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A씨는 임기를 시작하고 나흘 뒤인 지난 18일 학생회장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학생회장 자리가 공중으로 붕 떠버리게 됐다.
사유는 ‘반수 성공’이었다. 반수는 대학교를 다니면서 수능을 준비해 다른 학교로 진학하는 것을 뜻한다.
A씨는 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임기 시작 후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다른 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지난 18일 학생회장 사퇴서 수리가 완료되었고, 자퇴 신청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회장 선거를 결코 가볍게 여긴 것은 아니었지만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공석이 된 회장 자리는 부학생회장이 권한대행을 맡아주기로 했다. 앞으로도 학과의 밝은 미래와 학생회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A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그는 대학교를 다니면서 수능을 준비해 다른 학교로 진학하는 ‘반수’를 준비하면서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반수에 성공하면 그대로 다른 학교로 진학하고, 실패하면 학생회장 자리를 역임하며 ‘스펙’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올해 수능은 지난달 16일에 치러졌고, 학생회장 선거는 같은 달 23일 진행됐다.
A씨 입장에서는 학생회장 당선 이력과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쥐는 데 성공한 셈이지만, 졸지에 1년간 학생회장을 잃게 된 재학생들은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A씨가 밝힌 사퇴에 대해 재학생들은 ‘무책임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줄이어 밝혔다. 한 재학생은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만 다른 학교 진학 가능성이 컸다면 회장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 학과 회장 자리가 ‘플랜 B’에 불과했나. 본인 욕심에 따른 피해는 내년 신입생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재학생은 “본인 커리어 한 줄을 위해 피해를 입은 동문과 선·후배들은 무슨 잘못이 있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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