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제거, 민간 피해 최소화 동시 수행 의무"
우크라 지원, 대중국 정책 등도 내년 주요 과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내년도 최우선 과제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꼽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와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동시에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송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을 돕고 인명 손실과 민간인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분쟁을 가능한 한 빨리 종식하고 남은 인질을 돌려보내는 핵심 우선순위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린 이스라엘이 하마스 위협 제거와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최소화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계속 믿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렇게 해야 전략적 이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저강도 국면으로 작전을 전환하면 민간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 지도부, 땅굴 네트워크 등 처리에 집중된 소수의 병력으로 더욱 표적화된 작전으로 전환될 걸 예상한다"며 "민간인 보호 및 최소화, 민간인 지원 최대화에 중점을 두고 작전을 수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하고 (하마스의 기습 공격) 같은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분쟁이 빨리 끝나길 원하지만, 하마스가 (건재하게) 남게 되는 건 이스라엘이나 지역, 나아가 세계의 이익이 아니다"라는 지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에 대해 "그들이 무엇을 선택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린 휴전을 재개하고 인질들이 가자에서 나올 수 있도록 매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 전쟁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반대로 인한 미국의 고립을 우려하는지 질문엔 "결의안 목적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촉진과 확대이며, 미국은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아랍 파트너들은 공통으로 미국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2024년에도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안전한 세상을 향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자유와 독립 지지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계류 중인 데 대해 "필요한 돈도 시간도 거의 다 떨어졌다"며 "(서방 지원 없이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정확한 날짜를 말할 수 없지만, 추경 처리가 얼마나 시급한지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대중국 정책에 대해선 "우세의 입장(position of strength)에서 중국에 계속 관여(engage)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군사·경제적 우위로 중국을 견제하되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는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캠프데이비드에서 가진 한미일 정상회담도 거론하며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굳건히 했다"면서 "중국에 의한 도전에 대해 G7, 유럽연합, 다른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인 수감자 맞교환을 조건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최측근을 석방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현재 두 전선에서 많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오늘 중으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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