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성과보수액 환수, 자본 확충 주장
"내년 3월 주총 때까지 공세 이어질 것"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가 된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회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회계장부 등 열람 가처분 신청에 이어 주주서한 발송까지 본격적인 경영권 참여 행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내년 3월 주주총회 전까지 격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전날 오후 김 대표 측으로부터 받은 주주서한에 답변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주주서한에 담긴 내용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성과보수액 중 이연된 보수액 삭감, 이미 지급된 보수액 환수, 향후 보수액 삭감이고 둘째는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이다.
김 대표 측은 이 회장의 연봉 삭감을 주장하면서 지난해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회사의 이연된 보수액 또는 지급된 보수액에 대한 조정·환수정책을 근거로 삼았다. 임원과 금융투자 업무담당자의 비윤리적 행위, 법률 위반, 손실 발생 등의 경우 성과보수액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김 대표 측은 4분기 연속 영업손실, 전년 말 대비 직원 29.4% 감소 등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이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일하게 기본급과 업무추진비 18억원을 수령하는 게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성과급을 제외했을 때 이 회장의 기본급과 업무추진비는 지난해 22개 증권사 개별연봉 공개대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환수하는 사례가 흔하거나 일반적이지는 않다. 또 다올투자증권이 지난 3월 책임경영 차원에서 차등배당을 실시한 것도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당시 보통주 1주당 150원씩 총 65억원을 배당하되 지분율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최대주주인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배당에서 제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현재 액면가 이하인데 이런 상황에서 증자는 불가능하고 자본 확충이 쉽지 않으니 계열사 매각에 나섰던 게 아니겠냐"며 "외부투자자 유치도 실적이 개선되고 증권사 업황 투자 매력이 있을 때 가능할텐데 현재로서는 2대 주주 요구안을 수용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주서한은 설령 다올투자증권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일반주주들에게 현 회사 상황을 알리는 데 더 의의가 있을 것"이라며 "2대 주주의 최종 목적이 뭔지 알 수 없어도 경영권 참여를 위해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주주총회 전까지는 논란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 측은 지난 9월20일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변경 사유에 대해서는 "회사 주주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목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 측이 지난달 3일 회사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에 낸 회계장부, 이사회 의사록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은 이달 6일 심문을 마쳤지만 양측 서면 제출 단계로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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