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인용
"처분 효력 정지할 긴급한 필요 소명된다"
22일 본회의 상정 무산…당분간 미뤄질 듯
재판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폐지안 상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교조 등 단체는 논평을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18일 법조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서울학생인권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소송 대리인단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조례안 수리 및 발의 처분 무효를 확인해달라"고 낸 소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하도록 명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된다"면서도 "효력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는 명백해 보이지 않는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했으며 한 달 뒤 폐지안을 수리한 바 있다. 이에 공대위는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주체인 학생, 교사, 보호자를 대표하는 9인으로 소송인단을 구성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수리, 발의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과는 별도로 서울시의회는 당초 오는 19일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에 대한 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22일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의 수리, 발의에 대한 효력을 일시 정지함에 따라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본회의 상정 및 표결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대위는 이날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의 수리, 발의에 대해 그 효력을 일시나마 정지시킨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적어도 법원은 이 사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사회적으로 깊은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의회에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를 중단하고 폐지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차별 받지 않을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사생활 자유, 집회의 자유 등 학생들의 인권이 학교교육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학생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경기, 광주, 서울, 전북 등 지역별로 제정된 상태다.
그러나 올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되레 교권 침해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일부 시·도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15일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전국 처음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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