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광주 민간·군공항 무안 이전, '대원칙 합의' 이뤄내
군공항 유치 지원조례·공동회의 등 무안 수용성 제고 노력 성과
의미 있는 진전 불구 '애매한 전제 조건', '무안 반발 여론' 여전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민간·군공항의 전남(무안) 통합 동시 이전이라는 대원칙에는 합의를 이뤄냈지만 애매한 전제 조건을 비롯한 무안군의 반발 등은 해결해야 할 남은 과제로 분석된다.
김 지사와 강 시장은 17일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에 소재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시·도지사 회담'을 열고 의미 있는 합의안을 도출 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 5월 첫 회동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졌다.
시·도가 진전된 합의안 도출을 위해 사전 실무 협의체를 가동하고 전날부터 밤을 새워가며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힌 끝에 큰 틀의 합의문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향후 공항 이전 협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1차 회동에선 시·도 간 '갈등의 핵'인 민간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윤곽조차 제시하지 못한 반면 이번 2차 회동에선 적어도 'KTX 무안공항역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시·도 지사는 이날 오후 1시 50분부터 회담에 들어가 2시간 넘는 긴 논의 끝에 광주 군·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 했다.
주요 합의안은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시·도 공동 무안군 설득 ▲시·도, 국방부 등 공동 참여하는 '소음피해 대책 마련 토론회' 개최 ▲무안군 수용성 제고를 위한 지원사업 ▲ (잠정)2025년 KTX 무안 군공항역 개통 맞춰 공항 활성화를 위한 공동회의 개최 등 5가지다.
특히 지난 2021년 이용섭 전 광주시장의 '광주 민간공항 무안 이전 합의 무효화 선언' 이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던 민간공항의 무안 이전 문제와 관련해 보다 진전된 합의안이 나왔다는 점에선 기대가 모아진다.
또 무안군의 군공항 수용성 제고를 위해 광주시가 이전 주변 지역 주민 지원사업비를 담보하기 위해 지원 기금 선 적립을 포함한 '광주 군공항 유치지역 지원조례'를 제정키로 한 부분도 한 발짝 나아간 안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시·도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 재정지원, 국제행사 유치, 시민 이용 편의 제공 등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한 부분도 나름 성과로 분류된다.
시·도는 오는 2025년으로 잠정 예정된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에 맞춰 전남도·광주시·무안군, 인접 시·군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회의 개최에도 합의해 주목된다.
무안군을 공동회의 참여 테이블로 이끌어 낼 경우 군공항 이전 논의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도지사는 이날 합의문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김산 무안군수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함께 무안군을 방문하는 데도 의견 일치를 봤다는 점에서 무안군과의 진전된 대화 채널 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시·도가 큰 틀의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가장 중요한 선행 과제인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이란 부분에 대해선 벌써 부터 해석이 분분하다.
뜨거운 감자인 민간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진전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으로 엿보이지만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선 실무 협의체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미 있는 진전'에 대해 먼저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남지사와)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했고, 지금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음에 진전이 있을 때 의논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의미 있는 진전을 지금 정하기엔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또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진전은 말 그대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해석키로 했다"고 구체적인 해석을 뒤로 미뤘다
이에 김영록 지사는 "(의미 있는 진전)해석 부분에 대해 강 시장께서 잘 설명해 주셨다"며 "의미 있는 진전의 해석 여부를 두고 정확한 설명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시·도가 협의해서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적인 의미로만 해석하지 말고 폭넓게 해석해 주길 바란다"고 유연성을 강조했다.
전남도와 광주시가 군.민간공항 이전을 위한 진전된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무안군의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의 반응은 싸늘하다.
무안군이 가장 우려하는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이전 합의안까지 나왔지만 범대위 관계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그 이유로 'KTX 무안공항역 개통(호남고속철 2단계 완공)시점이 당초 2025년이지만 공기가 늦어져 2027년 준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 시기면 민선 8기 시·도지사의 임기가 모두 끝난다는 점에서다.
범대위 관계자는 시·도지사가 2018년에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협약을 통해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 이전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아직은 군공항 이전과 연계된 민간공항 이전에 대해선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무안이전 반대 범대위는 오늘 시·도 합의문에 대해선 전체 논의를 거쳐 조만간 논평 보도자료를 내겠다는 입장이어서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