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 제2회 대회 개최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팬들과 호흡
[수원=뉴시스] 김진엽 기자 =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은퇴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고 기쁜 자리인 것 같다."
프로축구 K리그 수원삼성의 염기훈이 16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 자선 축구대회'가 끝나고 진행된 합동 은퇴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염기훈은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난다.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는데, 내 생각처럼 안 된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며 "부족한 데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수원 팬분들도 많이 오셨지만, 다른 팬분들 앞에서 은퇴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더 좋은 자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염기훈의 마지막 소속팀이었던 수원 관계자도 이날 현장을 찾아 염기훈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제2 인생을 응원했다.
선수협은 염기훈을 포함해 이근호, 양동현, 조동건, 김창수, 윤영글, 선수현, 윤다경 등 8명의 합동 은퇴식을 진행했다.
이근호는 "(소속팀에서)은퇴식을 열어주는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많다. 그래서 우리가 다 같이 하는 은퇴 문화를 들고 싶었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게 됐다. 이렇게 (선수의)마지막을 선후배들이 박수쳐주면서 떠나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합동 은퇴식은 은퇴를 맞은 선수들을 향한 가족 및 전·현 동료들의 영상 메시지, 단체 사진 촬영과 꽃다발 전달식으로 진행됐다.
'프로선수'로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만큼 은퇴식에서 눈물을 훔치는 선수들도 있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던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유연수는 지난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이 마비되는 큰 부상을 입었고, 이후 재활에 힘을 쏟았지만 결국 구단과 협의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 2011년 그라운드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신영록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초청, 팬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선수협 측은 "이번 자선경기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신영록과 유연수의 재활을 돕는데 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첫 대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대회를 연 '선수협 자선 축구대회'는 '팀 염기훈'을 포함해 '팀 이근호', '팀 지소연', '팀 이청용' 등으로 나눠 6대6 풋살로 진행됐다.
팀 이근호는 이근호를 비롯해 정다훤과 조현우, 이영재, 심서연, 양동현 등으로 구성됐다.
팀 지소연은 지소연과 김민우, 신광훈, 남준재 등이 속했고, 팀 염기훈에는 염기훈과 윤석영 , 정성룡, 김혜리 등이 포함됐다.
팀 이청용에선 이청용과 백성동, 구자철, 주민규 등이 함께 뛰었다.
1쿼터 경기에서는 '팀 염기훈'이 '팀 지소연'을 2-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2쿼터 경기에서는 '팀 이근호'가 '팀 이청용'을 2-1로 누르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팀 염기훈'이 '팀 이근호'와 3-3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승리해 대회 우승팀이 됐다.
결승전에 앞서 진행된 3, 4위전에서는 '팀 이청용'이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팀 지소연'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선수들은 K리그와 WK리그 연합 올스타전을 연상케 하는 팬 서비스를 선보였다. 치열한 경기는 물론, 득점 후에는 평소 경기장에서 볼 수 없는 팬 서비스를 뽐냈다.
음악에 맞춰 댄스 세리머니뿐 아니라,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셀카 세리머니로 현장을 찾은 관중들과 호흡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감스트가 '팀 이근호'의 스페셜 게스트로 함께하며 선수로 체육관을 누볐다.
감스트는 이날 뉴시스를 통해 "이근호 선수와 오랜 인연이 있어서 뜻깊은 행사에 초대받았다. 이렇게 (이근호의)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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