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동산]②
전문기관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 엇갈려
내년 미국 조기 금리인하 시 빠른 회복 전망
내년 입주 물량 감소…전셋값 자극할 요인
4월 총선도 시장 변수…"수요 진작책 가동"
PF 리스크·대출 규제·미분양 등은 하방 요인
내년 부동산 시장을 놓고 전문기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불황 속에서 가격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교보증권은 역전세난 확산과 이자부담 가중 영향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5%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집값 전망은 큰 차이가 나지만 내년 집값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금리'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조정의 원인이 고금리에 기인하는 만큼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지가 부동산 시장 반등의 핵심 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는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 만큼 부동산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지난 7월 5.50%(상단)까지 인상한 후 최근 4개월간 동결했다. 특히 미 연준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그동안에는 내년 3분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번 연준 정례회의를 계기로 2분기 또는 1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연준에 발맞춰 한국은행도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0% 수준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2~3년간 집값을 떨어뜨린 절대적인 원인이 금리”라며 “미국이 금리 인하를 예상보다 빨리 시작한다면 우리나라 주택경기 회복 시기도 6개월 정도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를 관망하고 있던 수요자들도 금리 인하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축적된 구매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도 내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금리’와 ‘정책’을 꼽고 "코로나와 정부 정책으로 유입된 유동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시장 영향력이 높아져 있는 만큼 금리인하 논의 시점이 집값 향방의 핵심 키(KEY)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연말에나 이뤄지게 되면 내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도 내년 말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 업황 개선에 유의미하게 인식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신축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내년 전월세 임대차 시장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는 전세가격의 추세를 강화하는 중요 이슈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년 4월 총선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4월 총선 이후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담을 덜고 미뤄뒀던 수요 진작책에 다시 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세금·대출 규제, 높아진 분양가 부담에 따른 미분양 증가 우려 등은 집값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중견·중소 건설사 줄도산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시공능력 16위(2023년 기준) 건설업체인 태영건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할 수 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가가 들썩이기도 했다.
분양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10월 말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224가구로 지난 2021년 2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1만 가구를 넘어섰다. 입주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주택이 많다는 건 부동산 침체를 보여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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