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국격 훼손하고 있는 의전라인 전원교체해야"
"순방 외교 실상은 나라님 행차…'왕의 외교' 멈춰야"
[서울=뉴시스] 이종희 강주희 신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네덜란드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주네덜란드 대사를 초치해 과도한 의전 요구에 항의한 것에 대해 "외교참사"라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오늘 귀국했다. 이번 방문 만큼은 무사하게 귀국하기를 바랬지만 이번에도 또 외교참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이날 네덜란드 정부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전 대통령실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하고, 반도체기업 ASML의 기밀시설인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제한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 외교부, 대사관 등 각 채널에서 산발적으로 (네덜란드 측에) 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외교부의 의전장과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등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국 대사를 초치하는 것은 독도 영유권 문제 같은 심각한 외교적 갈등이 있을 때 하는 강한 항의행위"라며 "만약 네덜란드가 무례하게 우리 대사를 초치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 정부 역시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해야 할 것이고, 우리의 잘못이 있다면 해당 책임자는 문책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외교 참사는 대통령 본인의 온전한 잘못만은 아닐 수 있다. "대통령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들이 올바른 협상을 하도록 운신의 폭을 좀 넓혀주시면 안되냐"며 "대통령실이라는 꼬리표를 앞세워 국격을 훼손하고 있는 대통령실 의전라인을 전원 교체하시며 된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난 1년동안 국빈방문, 순방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같은 지적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지만 대통령만 변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 대통령의 자리는 아무리 길어봐야 5년이다. 잠시 왔다가는 자리이니만큼 더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제 그만 ‘왕의 외교’를 멈춰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영업사원으로 자세로 낮추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일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했으면 네덜란드 정부가 이례적으로 대사를 초치해 불만을 표했겠느냐"며 "더욱이 대통령실·외교부·대사관 등에서 산발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바람에 네덜란드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외교부·대사관이 '충성 경쟁'이라도 벌인 것인가"라고 언급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는 포장만 ‘영업사원’이고 실상은 '나라님 행차'"라며 "윤 대통령은 1961년 수교 이후 62년만에 처음 이뤄진 국빈 방문을 국익을 최우선하는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시켰다"고 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은 기업과 지자체가 만들어 낸 성과에 무임승차하고 공을 가로채려 한 숟가락 얹기 순방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최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세계 반도체 장비 분야 시총 1위 기업 ASML의 한국 R&D 센터 건설을 이끌어 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만든 성과가 아니"라며 "삼성, 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의 노력과 경기도와 화성시의 지원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임을 자처하려거든 남의 성과에 숟가락만 얹는 '꼽사리 외교'를 멈추고, 본인의 능력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가져오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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