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숲?…'BJ', '별풍선' 명칭도 바뀔까

기사등록 2023/12/15 09:35:04 최종수정 2023/12/15 11:00:37

서수길 CBO "사명 및 스트리밍 서비스명 '숲'으로 변경 추진"

트위치 빈자리 생기자 이미지 쇄신 속도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인터넷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 시장 철수 계획을 발표한 트위치 빈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리브랜딩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5일 정보기술(IT) 및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수길 아프리카TV CBO(최고BJ책임자)가 전날 BJ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년 3월 기존 동명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를 ‘숲(SOOP, 가칭)’으로 바꿀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서수길 CBO는 “사명 또한 아프리카TV에서 ‘숲코리아’로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CBO가 이같은 리브랜딩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글로벌 확장과 이미지 쇄신을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3월 출시 계획을 밝힌 글로벌 플랫폼 ‘숲’은 아프리카TV가 글로벌 진출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다. 앞서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동남아시아를 주축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 확장 준비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사명인 아프리카TV와 같은 이름의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이름 역시 '숲'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은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TV는 일부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의 일탈 행위로 욕설, 방송 중 음주, 과도한 노출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스트리머 후원에 쓰이는 사이버머니인 ‘별풍선’은 사행성 조장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같은 구설수로 아프리카TV 플랫폼과 기업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아프리카TV는 BJ, 별풍선 등의 명칭도 변경하는 쪽으로 내부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리브랜딩에는 아프리카TV가 트위치 빈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는 지난 5일 내년 2월 한국 시장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아프리카TV가 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음날인 6일 주가가 전날 대비 30%나 뛰었다.

네이버도 오는 19일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가칭)’을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OBT(오픈 베타 테스트)를 개시한다.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과 커뮤니티 운영 서비스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치지직은 화질이 풀HD급인 1080P이며 게임 방송에 적합한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후원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도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와 아프리카TV 간의 트위치 스트리머 유입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네이버는 물밑에서 MCN과 유수 스트리머들을 만나 트위치 빈자리를 꿰차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트위치의 유명 게임 스트리머들이 치지직으로의 이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아프리카TV도 트위치 스트리머를 영입하기 위해 미팅을 진행 중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트위치 국내 사업 철수 후 주요 트래픽은 경쟁 업체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성 스트리머(여캠)의 50%만 영입하더라도 아프리카TV 내년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 대비 18%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 CBO가 발표한 사명 및 서비스명 변경 계획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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