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Utd 선수 탑승 차량 '쾅'…면허 취소·과속
'하반신 마비' 24살 유연수 골키퍼 결국 은퇴
술 취해 여성 추행 혐의도…"아내로 착각했다"
피고인 측 "피해자 변호인 사과할 기회 안 줘"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음주운전 사고로 20대 프로축구 선수의 생명을 앗아가는가 하면 만취 상태에서 잠 자던 여성을 추행해 재판에 넘겨진 30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14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35)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18일 오전 5시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사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던 중 제주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탑승한 차량의 측면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주전 골키퍼 김동준 선수, 임준섭 선수, 유연수 선수와 윤준현 트레이너, 대리운전 기사 등이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응급수술을 받은 유연수 선수는 87%에 달하는 전신 장애,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유 선수는 1년 간 재활 치료에 힘을 쏟았으나 결국 지난달 은퇴를 선언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전치 2~4주가량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제한 속도를 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A씨는 올해 1월께 술을 마시고 자고 있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유 선수 측 변호인은 발언권을 얻고 "피해자(유연수)는 선수 생활은 물론 일상 생활 조차 어려운 상태"라며 "사건이 발생하고 현재까지 피고인(A씨)으로부터 한번도 사과를 받은 적이 없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유나이티드 선수 등 50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엄벌 탄원서를 비롯해 1만5000여명이 온라인으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다. 사과할 기회가 있다면 당장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싶다"며 "앞으로 평생 술을 끊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 A씨의 사과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피해자 측 변호인 사무실에 수 십통의 전화를 했으나 전달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 회복을 위해 A씨가 전 재산을 처분한 상태지만 유 선수 변호인 측에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준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당시 만취 상태로 기억을 못하고 있고, 술을 마시면 아내에게 하는 행동을 피해자에게 한 것 같다"고 항변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중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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