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9개월 동안 '심사中'
이달 안에 승인받아도 상장까지 한 달…올해는 불가능
이노그리드 "성실히 심사에 임하고 있다…막바지 단계"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클라우드 전문기업인 이노그리드의 기업공개(IPO)는 내년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으나,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심사 결과를 받아보지 못한 상태다.
당장 이번 주에 승인이 난다고 해도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청약·납입, 상장신청·매매개시까지 통상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연내 상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심사승인 2개월 소요…9개월 동안 '심사중'
1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내용에 따르면 이노그리드는 지난 2월 예비심사 청구를 한 이후 현재까지 심사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9개월 동안 '접수'상태다.
일반적으로 상장예비심사는 약 2개월 이상이 소요 되는 것으로 알려있고, 이와 비교하면 이노그리드의 심사기간은 다소 길다.
거래소는 규정상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수령한 이후 45영업일 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상장한 엑셈 자회사 신시웨이와 토마토시스템 등도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지 2개월여 만에 상장 절차에 돌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물론 예외도 있다. 거래소는 청구서 내용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보완을 요청하며 결정을 연기할 수 있다. 실제 시큐레터는 지난해 12월 청구서를 제출하고 올해 6월 말 심사승인을 받았다.
◆'뻥튀기 상장'논란 여파…파두처럼 기술특례 상장
이노그리드 상장심사가 길어지는 것은 '뻥튀기 상장'논란이 있었던 파두와 무관치 않다.
파두는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평가 받으며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상장 절차 당시 제시한 2·3분기 매출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같은 논란에 기업공개(IPO) 시장 신뢰성 훼손 문제가 대두했고, 거래소는 제2의 파두를 막겠다는 취지로 IPO 기술특례상장사에 대한 심사를 더 꼼꼼하게 하겠단 방침을 세웠다. 주관사의 기업 실사부터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로 이어지는 절차를 빈틈없이 보완키로 했다.
이노그리드는 파두처럼 기술특례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기술특례 상장은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는 못하더라도 기술평가를 통해 기술력이 검증되면 주식 시장에 상장하도록 해주는 제도다. 기술 평가에서 기술 신용평가 수행기관, 정부산하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기술성·시장성을 평가 받고, BBB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특례로 허용된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그간 거래소 측 추가 자료 제출 등 요청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심사 막바지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11년 만의 재도전…공모자금으로 클라우드 사업 확장
2006년 설립된 이노그리드는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클라우드 구축·전환·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노그리드는 지난 2011년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분산 컴퓨팅 등 클라우드 기반 기술로 기술평가 A등급을 획득했지만, 상장예비심사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규모가 크지 않아 성장성이 불투명했던 당시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여건이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노그리드는 지난해 5월, 상장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매출 141억5000만원, 영업손실 4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엔 매출 161억8900만원, 영업이익 5억2000만원, 2020년엔 매출 90억9800만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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