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옮기지 않자 깔고 있던 이불 걷어차고 세제 물 뿌려
英 맥도날드 "외부 직원 소행…노숙자에 보상 제공할 것"
10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9일 런던 빅토리아스트리트에서 맥도날드의 직원이 가게 앞에 노숙자가 앉아있던 자리에 물을 뿌리고 그의 이불을 발로 차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
직원은 대걸레와 양동이를 들고나와 노숙자가 있던 자리를 닦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노숙자가 깔고 앉아있던 이불을 발로 차고 표백제를 뿌린 것이다.
해당 노숙자인 아일랜드 출신 아론 매카시(25) 씨는 "나는 맥도날드 앞이 아니라 옆의 은행 앞에 앉아 있었다"라며 "직원들이 자리를 옮기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공격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이 바닥을 닦으며 내 물건을 걷어차고 역겹다고 말하며 그 자리에 표백제를 뿌렸다"라며 "아직도 내 담요에서 세제 냄새가 난다"라고 덧붙였다.
영상에는 매카시 씨가 직원에게 항의하는 모습과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을 제지하는 또 다른 직원의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데이먼 에반스는 맥도날드에 "한겨울(또는 다른 계절에도)에 직원들이 노숙자의 침낭을 물로 적시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역겨운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영국 맥도날드는 "문제를 알려준 것에 감사하다"라며 "해당 직원은 맥도날드 직원이 아니라 외부 보안 요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영상 속 직원은 영구적으로 해고됐으며 우리는 지역 사회에서 취약한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라며 "영상 속 남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해당 지역의 노숙자 자선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당 남성의 소재를 파악해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숙하던 매카시 씨는 인근 호스텔의 숙박비가 하룻밤에 80파운드(약 13만 원)에 달해 길거리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oifla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