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판매량 늘어
중국 생산 통해 가격 낮춘 모델Y 판매 급증
9월부터 3개월간 판매 '1만대' 넘어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모델Y를 앞세운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주 무기로 한국 판매량을 계속 늘려 주목된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모델Y 가격을 크게 낮추고도 뛰어난 품질을 유지해 국내 전기차 수요 둔화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모델Y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 중국 생산 차량이라는 우려도 상쇄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들어 국내에서 1만5437대를 판매해 전년(1만4372대)보다 7.4% 증가했다.
이같은 판매량 증가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 부진과 대조를 이룬다. 최근 현대차는 수요 부진에 제네시스 GV60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고, 기아는 판매가 부진한 플래그십 전기차 EV9를 2000만원 이상 대폭 할인해 처분하고 있다.
판매 증가를 이끄는 차는 모델Y다.
테슬라는 앞서 7월 국내에 후륜구동 모델Y를 출시하며, 8월 말부터 고객 인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8월 696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9월 4501대로 크게 늘었다. 10월(2829대)과 11월(3562대)에도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테슬라가 9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국내에 판매한 차는 1만892대에 달한다. 올해 국내에서 1만대 이상 차량을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볼보, 렉서스, 포르쉐까지 6개 브랜드다.
결과적으로 뛰어난 상품성과 합리적 가격이 모델Y 인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국내 출시 중인 모델Y 가격을 보조금 상한선(5700만원) 바로 아래인 5699만원에 맞췄다. NCM(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전작보다 1000만원 이상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모델Y에 주어지는 국고 보조금은 514만원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하면 180만원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5005만원에 모델Y를 살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가장 큰 경남(최대 1150만원)에선 4035만원에 모델Y 구입이 가능하다.
중국 생산에 따른 품질 저하 논란도 사실상 수그러들었다.
최근 테슬라 모델Y를 구입한 A씨는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데도 주행 성능이 뛰어나다"며 "중국 상하이 기가 팩토리 조립 품질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현 시점 가성비 최고의 전기차"라고 전했다.
다만 라인업에서 모델Y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은 곱씹어볼 만하다.
테슬라는 국내서 모델Y와 함께 모델S, 모델X를 판매 중으로, 이 중 모델Y 비중은 85%에 달한다. 반면 모델X(8.1%), 모델S(3.5%) 판매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테슬라가 올해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10대 중 8대 이상이 모델Y라는 의미다.
특정 모델 판매 비중이 이처럼 과도하면, 자칫 해당 모델 판매가 부진할 경우 브랜드 전체 판매 감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완성차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전 모델의 고른 판매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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