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소설책 '숄'(문학과지성사)은 홀로코스트 문학으로 알려진 작가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이다.
책에 실린 단편 '숄'과 '로사'는 1980년과 1983년에 각각 발표돼 단편소설에 주어지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오헨리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엽편소설에 가까울 만큼 짧지만 강렬하다. 특이하게도 홀로코스트를 다룬 작품임에도 ‘나치’나 ‘수용소’ 같은 단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 대신 ‘코트에 꿰매어 단 별’이라든가 ‘아리아인’ 같은 단어를 통해 신시아는 작품이 강제수용소로 향하는 행렬과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생존자. 무언가 참신하다. 그들이 인간을 말할 필요가 없다면 말이다. 과거엔 난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존재는 없다. 더 이상 난민은 없고 생존자만 있다. 번호와 다름없는 이름―평범한 무리와는 따로 셈해지는 존재. 팔에 찍힌 파란 숫자와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들은 어쨌거나 당신을 가리켜 여자라고 하지 않는다. 생존자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전쟁의 비극적 참상이 시시각각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홀로코스트라는 역사 속 참혹한 사건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비극에 닥쳐 인간의 존재 의미, 인간 조건의 무게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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