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19억 과징금' 최악 피한 올리브영…CJ, 인사·IPO 속도낼 듯

기사등록 2023/12/07 16:40:51 최종수정 2023/12/07 18:45:30

CJ올리브영, 납품업체 갑질 혐의 관련 19억 과징금 부과 받아

과징금 리스크 해소…작년보다 늦어진 인사 빠르면 이달 단행

오너 4세 이선호 등 승계 재원 마련 위한 IPO 추진 속도 붙을 듯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체에 행사 독점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CJ올리브영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 9600만 원을 부과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플래그십 매장에 시민이 입장하고 있다. 2023.12.0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수천억원대 과징금 폭탄을 맞을 수 있었던 CJ올리브영(올리브영)이 그보다 한참 낮은 1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CJ그룹은 그동안 공정위 조사 사안을 포함한 여러 변수로 인해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지난해보다 미뤄왔는데, 그룹 발목을 붙잡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연내 인사가 가능해 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증시 상황 악화와 공정위 조사 겹악재 등으로 중단됐던 CJ올리브영 IPO(기업공개) 추진 역시 재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공정위는 올리브영의 ▲행사 독점 강요 ▲판촉 행사 기간 중 인하된 납품 가격을 행사 후 정상 납품 가격으로 환원해 주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 부당 수취 행위 등과 관련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봤다.

이에 시정 명령 및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올리브영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

일각에선 올리브영이 랄라블라(GS리테일)·롭스(롯데) 등과 거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납품 업체에 광고비 인하, 행사 참여 보장 등 혜택을 제공하는 EB(Exclusive Brand·독점 브랜드) 정책과 관련,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배타조건부거래)에 해당할 경우 수천억원대의 과징금까지 부과될 수 있단 분석도 나왔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해당 내용에 대한 심의 절차 종료를 결정했고, 과징금은 20억원에도 못미쳤다.

공정위는 최근 화장품 시장의 온·오프라인 경계가 없어지고, 채널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올리브영이 화장품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지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CJ그룹은 이번 조사 결과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연내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지난해만 해도 9월 초 임원 평가를 거쳐 10월 24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두달 늦은 11월 초 임원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이달 중하순에는 CJ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임 대표에 올랐던 이선정 대표의 거취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최고경영자)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로 주목 받았었다.

이번에 과징금 규모가 최악의 경우수는 피한데다, 대표이사 고발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임기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멈춰있던 올리브영 IPO 추진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를 해소한 데다 실적 성장까지 이어지며 업계에선 올리브영의 IPO 추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리브영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7971억원으로, 연 매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CJ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도 올리브영의 IPO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리브영은 CJ그룹 오너가 4세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는 이미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실장은 각각 올리브영의 주식 11.04%, 4.21%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그런 만큼 향후 상장 추진이 이들 오너 4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재원 마련을 위한 포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CJ그룹 연말 인사에서 오너 4세 이경후·이선호 실장의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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