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약·바이오 맑고, 반도체 구름조금, 이차전지 흐림"

기사등록 2023/12/07 12:00:00 최종수정 2023/12/07 13:59:28

제약·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개발 증가 '맑음'

반도체·차·조선, 경쟁 격화 속 수출 회복 '구름 조금'

철강·이차전지, 공급 과잉·수요 위축 우려로 '흐림'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로 '비'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내년 주요 산업 전반에 수출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세부 전망은 업종별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0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 등과 함께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해 7일 발표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맑음', 반도체·자동차·조선·기계·디스플레이는 '구름 조금',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 분야는 '흐림', 건설 업종은 '비'로 예보됐다.

◆제약·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개발 증가로 '맑음'
신약 파이프라인(신약을 도출해내는 후보물질) 개발의 빠른 증가세와 함께 제약바이오업종은 '맑음'으로 예보됐다.

현재 국내에서 1800여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며, 기업들의 공격적 R&D 투자와 함께 2024년 신약 후보물질 또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FDA승인을 받는 한국 신약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출범, K-바이오 백신 펀드 결성, 한국형 ARPA-H 추진 등 정부의 산업육성 기조가 강화되면서 제약바이오업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자동차·조선·기계·디스플레이, '구름 조금'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디스플레이 등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모두 '구름 조금'으로 예보됐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기관들은 새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모바일·서버 등 IT 전방 수요 회복으로 올해 대비 13.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반도체 공급기업들의 감산·수급조절 노력에 따른 메모리 단가 상승에 힘입어 내년 수출이 금년 대비 15% 내외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 정상화와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수출은 올해 대비 1.9% 증가한 275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친환경차, SUV 등 고가 차량 수출 증가도 수출액 상승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전기차 저가 공세와 일본의 하이브리드차(HEV) 선전은 국내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LNG선 등 친환경 선박의 추가 발주가 호재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달 기준 전세계 친환경선박 발주량 중 45.3%가 한국 수주이며, 2년 새 LNG선 발주량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친환경 선박의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다.

일반기계 역시 주요국과 신흥국이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국내 산업용 기계류 수요 증가라는 호재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자동차·IT제품에 적용되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가 확대되면서 해당 분야 경쟁사 대비 높은 기술력을 가진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 '흐림'
새해에도 국내 전방산업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산 철강의 국내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철강 산업은 '흐림'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수요 산업인 건설의 경기침체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국내 수요 정체와 높은 수요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아세안 지역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경쟁국들의 수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어 수출시장의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

석유화학 또한 '흐림'으로 예보됐다. 국제유가 상승 및 국내 생산시설 가동 정상화는 긍정 요인이지만, 여전히 공급과잉과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해 극적인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시현한 이차전지 분야는 '흐림'이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 가격, 국내외 전기차 보조금 폐지·축소 움직임 등이 결합돼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로 '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건설 산업은 '비'로 예보됐다.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특히 민간 건축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 경기 선행 지표인 건설수주액은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6% 가량 감소했다.

대한건설협회는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건설금융 비용부담이 증가했고, 부동산 PF 자금 유동성 경색에 따라 공사비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건설 산업의 부진을 예상했다.

다만 내년도 주요 SOC 예산 증가에 따라 공공부문 공사 수주가 확대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주요 산업 전반에 수출 회복 흐름이 예상되긴 하나, 중국의 생산 능력 향상과 주요국의 자국 산업 보호 노력에 따라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기업의 R&D·혁신 노력과 더불어 민간 부문의 회복 모멘텀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투자보조금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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