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내년 2월 한국 떠난다…"망사용료 때문에 운영 불가"(종합)

기사등록 2023/12/06 11:22:03 최종수정 2023/12/06 17:23:09

'오는 2024년 2월27일 한국 사업 종료' 공지

댄 클랜시, 스트리밍서…"고민·노력 끝 판단"

앞서 비용줄이려 화질 720p 제한·VOD 폐지

"망사용료 타국가 비해 10배 높아…큰 부담"

유명 스트리머 '괴물쥐' '릴카' '오킹' '우왁굳'

[서울=뉴시스]댄 클랜시(Dan Clancy)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6일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한국 사업 운영 종료 배경 등을 직접 전했다. (사진=트위치 캡처) 2023.12.0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이아름 인턴 기자 = 글로벌 인터넷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운영난을 이유로 내년 2월27일 한국 사업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국내 스트리밍 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트위치가 '망 사용료' 장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국내 서비스를 철수하게 된 셈이다. 저화질 영상·이용자 추가 비용 부담 등 선택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으나, '부적합'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 트위치 측 설명이다. 트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다.

트위치는 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오늘 매우 유감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고민과 노력 끝에, 트위치는 한국 시간 기준 2024년 2월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이어 "그동안 트위치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트위치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스트리머 여러분께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러운 소식임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와 운영 종료 시기에 관한 세부 사항, 그리고 이번 일로 영향을 받게 될 분들을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드리고자"고 말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망 사용료가 운영난의 이유라는 게 트위치의 설명이다.

트위치는 "현재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 저희는 비용 절감을 통해 한국에서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먼저 우리는 화질(Source Quality) 관련해 P2P 모델을 도입해 테스트했고, 그 후에는 최대 화질을 720p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으로 비용을 다소 절감할 수 있었으나,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에 따라 트위치는 그동안 한국에서 현저한 손실을 안고 힘겹게 운영을 지속했으나, 더 이상은 운영을 지속해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위치는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22년 9월 국내 영상 화질을 최대 1080p에서 720p로 제한하고, 같은 해 11월 영상 다시보기(VOD) 기능을 폐지한 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스트리밍 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위치는 현재 플랫폼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트리머들이 타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트위치는 "스트리머들과 그들의 커뮤니티에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과 같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스트리머들이 트위치 서비스 내에 알림 기능(Onsite Message)을 활용하고 타 서비스들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커뮤니티를 이전하기 위해 도움을 드릴 수 있을 만한 사항이 있는지 해당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이번 결정이 매우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으며 트위치 직원 모두가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한국은 글로벌 e스포츠 커뮤니티에서 언제나 눈부신 활약을 펼쳤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동안 훌륭한 트위치 커뮤니티를 구축하신 여러분의 노고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 서비스가 종료되는 내년 2월27일 이후에는 국내 스트리머들이 트위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고 시청자들도 유료 상품을 구매할 수 없다.

댄 클랜시(Dan Clancy)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직접 한국 사업 운영 종료 배경을 전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클랜시 CEO는 "망 사용료가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높은 상황이고, 한국에서 지급하는 높은 망 사용료가 큰 부담이었다"며 "망 사용에 대한 제공업자들에게 저희가 사용료를 지급해야 되는 실정이다. 한국 시장에서 운영하기가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이 결정에 대해 고민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한국 시장에 대한 뚜렷한 솔루션을 찾지 못했다"며 "한국 시장 같은 경우 그 과정 속에서 또 성장해왔고, 또 그전에 비해 운영을 하기가 더 비싸졌다"고 보탰다.

'향후 한국 재진출 계획은 없나'라는 물음에는, "물론 미래를 점칠 수는 없지만, 현시점에서는 결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의 경제적 요건이나 상황을 봤을 때 번복될 확률은 없다"고 잘라 답했다.

국내 서비스 종료 결정 과정에서 480p 화질 제공이나 이용자들에게 추가적 비용을 부과하는 옵션도 고민했다고 클랜시 CEO는 언급했다. 다만 한국 규제나 장기적 관점에서 이 같은 일시적 조치가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판단되지 않았다는 게 트위치 측 설명이다.

클랜시 CEO는 "단순히 조금 손실을 감내하는 정도였다면 운영을 지속했을 것이지만 한국 시장이 점점 더 커짐에 따라 그 손실 금액도 커졌기 때문에 더이상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수박 겉핥기식 시장 확장보다는 오히려 더 활발한 시장 확장을 원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타 플랫폼과의 스트리머 이전 협업과 관련해선 "아프리카TV나 유튜브 같은 다른 스트리밍 제공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플랫폼의 스트리머 영입 능력 여부에 따라 다르다. 구독 제품이라든지 스트리머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수용 능력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봤다.

해외에서 스트리밍을 하는 경우 국내 시청 여부에 대해선 추후 확인을 통해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언급했다.

트위치는 아프리카TV와 함께 국내 인터넷방송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트위치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246만명으로 아프리카TV(230만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인덱스가 같은 해 3월 두 플랫폼의 이용층을 분석한 결과, 트위치는 20대와 10대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명 트위치 스트리머로는 '괴물쥐' '릴카' '오킹' '우왁굳' '침착맨' 등이 있다. 트위치는 여타 인터넷방송 플랫폼과 비교해 선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 않다는 평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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