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바로 확인하는 매뉴얼 필요"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최근 울산에서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이 위기가정 학생의 발굴과 관찰을 주문하는 등 예방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천 교육감은 5일 울산시교육청 외솔회의실에서 열린 12월 정책공감회의에서 “최근 울산에서 학생 2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예방 차원의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위기가정의 학생이 있을 수 있다”며 “위기학생을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 달라”고 간부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위기 가정의 학생들 경우)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학교 차원에서 파악도 해보고, 본청에 연락해서 확인해 보는 매뉴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천 교육감은 “(사건이 발생한) 가정에는 오랫동안 문제가 지속된 것으로 보이던데, 학생들도 심리적인 영향이 컸기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일부 좀 드러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조금 더 학생들 관심있게 보고, 약간의 의심이 들면 지원해줄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을 경우 아이 한명 한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8시50분께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아내와 중·고등학생 자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이날 오후 7시3분께 학교에서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A씨 집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A씨가 문을 잠근 채 경찰 출입을 거부했다. 경찰과 119구급대 등은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A씨 아내와 자녀들은 숨져 있었고 집은 화재로 모두 타버린 상태였다. A씨도 심장이 멎은 채 발견돼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울산의 한 대기업 직원인 A씨는 2013년 집을 담보로 1억4300만원을 빌렸는데, 끝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오다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