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달 만에 檢 소환되는 송영길…연루된 3가지 의혹은

기사등록 2023/12/02 08:00:00 최종수정 2023/12/02 09:55:29

핵심 피의자들 재판 중인 '돈봉투 의혹'

"영길이 형이 잘했대" 녹음 공개되기도

불법정치자금·뇌물 의혹도 수사 대상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출입을 거부당해 조사가 무산된 뒤 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3.05.0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이른바 '민주당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강제수사 착수 8개월 만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그동안 외곽 조직을 통해 불법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혀왔는데, 송 전 대표는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8일 오전 9시 송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 조사는 검찰이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들어간지 약 8개월 만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검찰청을 찾아 소환조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돈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송 전 대표 캠프에서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상황실장, 지역본부장 등을 상대로 9400만원이 뿌려졌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돈봉투 살포 관련 피의자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5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구속 기소를 시작으로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씨, 윤 의원 등 핵심 피의자들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재판 내용을 종합하면 이들은 자신의 손을 거친 돈봉투의 액수 또는 돈봉투 조성 및 전달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선 검찰과 일부 시각을 달리 하지만, 돈봉투 공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 자체는 인정하며 큰 틀에서 공통된 진술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의 주요 증거로 꼽히는 '이정근 녹취록'엔 캠프의 윗선인 송 전 대표 또한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단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나온다.

앞서 재판에선 2021년 4월10일 강 전 감사가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내가 성만이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영길이 형한테 말했어.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라고 말한 통화 녹음이 재생됐다.

검찰은 같은 날 강 전 감사가 "영길이 형(송 전 대표)이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했다. 더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영길이 형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했더라"라고 말하는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캠프의 자금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가 지난 7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7.03. myjs@newsis.com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돈봉투 살포 상황을 보고받거나 그 이상 적극적으로 개입한 바가 있는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의혹에 더해 송 전 대표의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연구소(먹사연)'의 캠프 비용 대납 의혹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먹사연이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송 전 대표 캠프에 컨설팅 비용과 사무실 장비 대여료 등 억대의 선거 비용을 대납해준 것으로 의심한다.

이와 관련해선 박용수씨가 컨설팅 비용을 먹사연 측에 대납해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감추려 허위 견적서를 쓴 혐의 등으로 먼저 기소됐다.

아울러 먹사연은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던 사업가 박모씨에게서 3억원 가량의 금액을 후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은 뇌물성을 띤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회장이 운영하던 폐기물 소각장 확장과 관련한 인허가 문제를 송 전 대표가 국회를 통해 해결해주는 대가로 받은 돈이라는 의심이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돈봉투 의혹에 대해선 경선 당시 후보가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워 사건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최근엔 검찰이 별건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수사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시민위원들이 소집이 필요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며 심의는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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