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항공기를 60도 특수용액으로 녹이는 '제방빙' 작업[홍찬선의 신공항여지도]

기사등록 2023/12/03 09:00:00 최종수정 2023/12/03 09:41:29

항공기에 쌓인 눈·얼음 제거하는 제방빙 작업

착빙시 항공기 이륙 어려움…공기 흐름 방해

프로필렌글리콜 성분 특수용액 항공기에 분사

[서울=뉴시스] 인천공항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제방빙 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2023.12.03. (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영하권의 추위가 몰아치면 공항은 항공기 이륙에 필요한 준비는 더 바빠집니다. 항공기 표면에 쌓인 서리와 얼음, 눈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제방빙' 작업이라고 하는데요. 항공사와 공항, 조업사 등은 각 체계에 따라 항공기에 쌓인 눈과 얼음을 걷어 내는 제빙(De-icing) 작업과 더 이상 눈이 쌓이지 않게 특수용액을 도포하는 방빙(Anti-icing) 작업을 실시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늘을 나는 항공기에 이같은 제방빙 작업은 왜 하는 것일까요.

결과부터 말하면 항공기에 착빙현상이 발생하면 무게가 증가해 출력이 감소되는 등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이유에서 겨울철 항공기 이륙 전 제방빙 작업은 필수적입니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기 동체에 얼음이 있으면 이륙시 공기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정상적인 이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제방빙 작업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습니다.

특히 제방빙 작업은 주로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한 이후에 실시됩니다. 이는 방빙용액의 지속시간 내에 항공기가 이륙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항공기에 승객이 탑승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됩니다.
[서울=뉴시스] 인천공항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제방빙 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2023.12.03. (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항공기가 장기간 주기(주차)된 특수한 경우에는 항공사의 요청에 따라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제방빙 작업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우선 제방빙 작업은 조종사가 기상상황과 항공기 동체를 확인한 후에 작업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조종사가 제방빙을 결정하면 공항 계류장관제소는 공항운영상황을 고려해 해당 항공기에 대한 제방빙주기장(Deicing pad)을 배정합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총 33개의 제방빙 주기장 시설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후 항공기는 계류장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제방빙주기장으로 이동하고 조업사는 조종사와 제방빙 작업 부위 및 단계를 협의한 후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제방빙 작업이 완료되면 작업자는 항공기 동체의 눈 사리가 완전히 제거 됐는지 확인하고 작업에 사용한 제빙용액의 종류, 작업시간 등 주요 제방빙 정보를 조종사에 전달합니다. 사후 점검까지 마쳐야 항공기는 이륙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특히 방빙 작업에는 프로필렌글리콜 성분으로 구성된 특수한 용액을 항공기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60도 이상 가열된 용액을 항공기 동체에 분사하면서 눈과 서리를 녹이고, 어는 점을 낮춰 눈과 서리가 동체에 쌓이지 않게 하는 원리입니다.

방빙 용액은 환경에 영향을 주는 화학제품이어서 전용 탱크에 보관되며, 사용된 용액은 별도로 폐기처리 돼 용액 회수 및 처리시설이 갖춰진 제방빙 주기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용액의 취급, 저장방법은 국제기준에 따르며 엄격하게 관리 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2019년부터 지상조업사와 합동으로 ‘인천공항 제방빙 통제센터(ICE HOUSE)’를 24시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근무자들을 '아이스맨'이라고 부릅니다.

이곳 통제센터가 운영되면서 관계기관과 정보교류가 활성화돼 동절기 기간 효율적인 제방빙 작업도 안전하게 실시됩니다. 

◆신공항여지도
국내공항은 신속하고 빠른 출입국 시스템에서 검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암흑기가 지나고 승객 수가 회복되면서 공항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과 평소 궁금했던 공항 속 이야기들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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