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전폭 지원'했던 재계, 재도전설엔 '묵묵부답'

기사등록 2023/12/01 06:00:00 최종수정 2023/12/01 09:41:3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르 팔레 데 콩크레 디시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제173회 총회에서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3.1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부산시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2035 세계박람회(엑스포) 재추진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적극 지원했던 재계는 즉답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최종 투표 후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부산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2035년 부산엑스포 유치 도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위 관계자는 "투표 결과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것은 가슴 아프지만, 과거에도 주요 국제 대회와 행사는 여러 차례 재도전 끝에 성사된 경우가 많았다"며 재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2035년 엑스포 유치에 재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진구갑을 지역구로 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이미 부산은 글로벌 도시"라며 "실패가 우리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도록 심기일전해 재도전에 나서야 한다. 2035년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었던 재계는 이 같은 움직임에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2년 동안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고배를 마신만큼 또다시 당장 지원 입장을 내놓는 것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번 유치전에서 재계는 기업들이 중심이 된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를 꾸리고,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는 등 전사적 지원에 나섰다.

기업들은 전 세계 명소의 공항 및 관광지를 중심으로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옥외광고를 수차례 진행했으며, 유튜브 영상 제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 활동을 펼쳤다.

또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은 물론 주요 기업 경영진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벌였다.

특히 위원장을 맡으며 재계 유치전을 진두지휘한 최 회장은 막판에는 그룹 업무를 제쳐두고 엑스포 홍보를 더 챙길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최종 투표를 앞두고는 열흘 동안 중남미, 유럽 7개국을 도는 등 비행거리만 2만2000㎞로 지구 반바퀴에 이르는 강행군을 마다치 않았다.

재계가 이렇게 550여일간 길었던 유치전 막 끝낸 상황에서 재도전설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진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탈락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추진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다시 전사적으로 나서고 재계의 지원을 요청한다면 당연히 돕겠지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아쉬운 탈락이 아니라 큰 표차로 참패하면서 재추진 동력 확보가 어렵지 않겠냐"며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엑스포 재유치설에 대해 언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2014년 2030 엑스포 유치 첫 도전 의지를 밝혔으며 2021년 유치신청서를 BIE 사무국에 제출, 2023년 최종 결과를 받아들었다. 최종 투표까지 9년간 공을 들인 만큼 2035년 엑스포 도전 여부를 두고 부산시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