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간 공직박람회…정부, '인재유치' 발벗고 나섰다

기사등록 2023/11/30 12:00:00 최종수정 2023/11/30 14:05:29

2011년 첫 시행…13년 만에 전국 순회 방식 전환

소통강화 목적…멘토링·모의면접·부스상담 등 운영

참가 학생 93%는 "공무원 채용에 도움됐다" 응답

[서울=뉴시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열고 인사처 홍보부스를 방문한 한 학생과 공직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2023.11.30. (사진=인사혁신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공직은 누구나 주인의식을 가지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학력이 아니라 능력이 중시되는 곳이기도 해요."(김승호 인사혁신처장)

정부가 전국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찾아 직접 공직에 대해 설명하는 등 우수 인재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30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인사처는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2023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열었다.

공직박람회는 공직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직업의 대명사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공무원이지만, 최근 들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청년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13년 만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지금까지는 대도시 대형전시장에서 단기간에 개최돼 교통이 열악한 지방청년이 소외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는 9월 충청권을 시작으로 10월 영·호남, 11월 호남·강원, 12월 영남지역까지 3개월간 총 35회에 걸쳐 전국 14개 대학, 14개 고교 등에서 개최된다.

특히 김승호 인사처장을 비롯해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전국 개최지 행사장을 찾아 직접 학생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공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건국대에서 공직의 인재상에 대해 특강했다. 그는 공직의 특징을 ▲누구나 주인의식을 갖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곳 ▲무엇보다 학력이 아닌 능력이 중시되는 곳 ▲개인적인 꿈을 이룰 수 있는 능력발전의 기회가 있는 곳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는 보람된 직업으로 설명했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 후 9급으로 입직해 고위공무원이 된 유은숙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기조실장과 7급으로 입직한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 등을 강조했다.

김 처장은 "자기가 하는 일이 신문과 뉴스에 나오고, 역사에 기록된다"며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초일류강국으로 이끌 세대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적극 홍보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와 올해 입직한 5급, 7급 공무원들이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도 마련됐다. 참석한 학생들은 '수험 당시 어떻게 공부하셨느냐', '1지망 부처에 어떻게 갈 수 있느냐', '지역 순환 근무를 해야 하느냐' 등 솔직한 질문을 던졌다.
[서울=뉴시스]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찾은 참가자들이 멘토 공무원을 만나 상담을 하고 있다. 2023.11.30. (사진=인사혁신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외교관후보자 선발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최다빈(28)씨는 경제학 비전공자로서 경제학이 너무 어렵다는 한 수험생에게 "저는 지난해 나머지 과목을 다 통과하고도 경제학에서 과락을 맞아 시험에서 떨어졌었다"며 "저만의 서브노트를 작성해 개념을 암기하고 다양한 문제를 푸는 등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올해 시험에서는 경제학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실제 면접관들이 하는 모의면접도 사전신청을 통해 진행됐다. 이날 준비된 질문은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경험을 떠올리고 귀하가 노력한 점 기술하기'와 '익명게시판을 담당하는 주무관으로서 신상털리식 게시글이 문제됐을 때 담당자로서 어떻게 할 것이냐' 두 가지였다.

지난해 실제로 9급 면접시험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중앙부처 소속 사무관은 학생의 대답을 듣고 "질문과 동떨어진 답을 하면 안 된다"고 가감없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사전신청 없이 기관 담당자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을 수 있는 부스도 준비됐다. 인사처·경찰청·소방청·외교부·육군·해군·공군 등 중앙행정기관 7곳을 비롯해 총 25개 기관에서 참여했다.

멘토로 참석한 한국농어촌공사의 이지인(25)씨는 "학생들이 전국 순환근무를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주로 질문했다"며 "농어촌공사를 1지망으로 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 잘 모를 텐데 이번 기회에 저희 업무를 알릴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참여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인사처에 따르면, 총 27회 공직박람회 뒤 만족도 조사에서 93%가 '공무원 채용 이해도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97%는 '본 박람회를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취업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건국대 부동산학과에 재학 중인 손채은(22)씨도 "그동안은 학관에서 소규모로 진행했는데 오늘은 다양한 공사에서 와서 선택의 폭이 넓고 잘 갖춰져 있는 것 같다"며 "취업에 관해 모르던 부분들을 알게 돼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