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대표, 이례적 직무정지…KB금융까지 `뒤숭숭'

기사등록 2023/11/30 15:09:24

금융위, 금감원 제재 높여 직무정지 결정…"중징계 상향 이례적"

윤종규 전 회장이 선임했던 박정림 대표 불명예 퇴진

홍콩 ELS 사태로 위기의 KB금융…금융당국, 영향력 더 커질 듯

김성현 각자대표도 내달 임기 만료…양종희號 사장단 인사 맞물려

부행장·부사장 등 내부 출신들 거론

박정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KB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 책임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을 받으며 당장 퇴진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양형은 '문책 경고'였는데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가 근 3년만에 '직무정지'로 상향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결정이 KB증권 뿐 아니라 은행을 포함한 KB금융지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박정림 KB증권 사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통지서가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전날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과 펀드에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한 KB증권 박 사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을 부과했다.

임기 만료를 한달 앞두고 박 사장은 당장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당국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으로 나뉘는데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향후 3~5년 동안 연임 및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박 사장은 앞선 KB금융지주 승계 과정에서 3인의 숏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할 만큼 핵심 계열사 수장 중 한명이었으나 이번 중징계로 잔류가 어려워졌다. 박 사장은 현재 한국거래소 사외자리를 맡고 있어, 이 자리에서도 사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행정소송을 통해 제재 효력을 멈추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금융당국과 대립한다는 면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직무정지' 결정은 금융위가 금감원의 제재 수위를 높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양형을 최종 결정기관인 금융위가 낮추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오히려 높이는 경우는 사례를 찾기 힘들다. 더구나 2020년 발생한 라임 사태는 발생한 지 3년 넘게 지난 사건으로, 새로운 사안이 최근에 발견되기 힘들었다. 금융위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다른 금융사와 달리 펀드의 판매뿐 아니라 라임 관련 펀드에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펀드의 핵심 투자 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지적했지만, 이 사안은 이미 금감원 양형 제재에서 반영됐던 건이다.

KB금융지주는 최근 회장 교체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해 "절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다가 KB은행은 조단위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ELS를 압도적으로 많이 팔아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처지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직무정지 결정은 개인에 대한 제재라기 보단 그룹 전체에 대한 경고"라며 "상생금융 등에서도 KB금융의 움직임이 다른 은행에 비해 선제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제재 결과에 따라 김성현 사장이 박 사장 직무 대행을 할 예정이어서 경영 공백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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