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운영자금 지원 위해 투자 한도 증액"
작년 755억 손실…내년 목표로 매각 추진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광해광업공단이 멕시코 볼레오 광산에 약 682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투입한다. 잇따른 해외 자원개발 사업 실패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공단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 광산 매각을 추진하던 상황인 만큼, 이번 자금 투입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광해광업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볼레오 사업 투자비 한도를 기존 16억2830만 달러(약 2조1102억원)에서 16억8100만 달러(약 2조1785만원)로 5270만 달러(약 682억원) 증액했다.
공단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볼레오 긴급 운영자금 지원안을 의결했다. 공단 측은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 한도를 증액하려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주에 자리한 볼레오 동 광산은 연간 생산규모전기동 2만8000t(톤) 규모로 2015년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노천과 갱내 광산에서 재련 플랜트까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공단이 77.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공단은 잇따른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 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해외사업을 접는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알짜 부동산부터 볼레오 광산 사업을 포함한 해외 사업까지 줄줄이 매각을 결정해왔다. 이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손실이 나는 사업을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볼레오 광산은 지난 2021년 320억원, 지난해는 755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운영자금 증액도 계속된 손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등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월 말 지분 매각 공고를 낸 뒤 매각 주간사를 선정, 이달 예비 입찰을 진행했다.
오는 2월 본입찰을 추진한 뒤 내년 중 매각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단 측 관계자는 "매각을 순조롭게 하려면 광산의 가치를 계속 높일 필요가 있다"며 "매각은 매각대로 추진하는 한편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더 생겨서 그 부분을 증액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볼레오 광산에서 나오는 손실이 빠르게 커지면서, 투입되는 운영자금도 늘어나는 만큼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공단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 6월 말 기준 2조3000억원 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755억원의 자금 투입으로 재정상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업계에서는 손실로 인한 추가 투입 우려에 헐값에 매각될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공단은 자본잠식에서 탈피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공단은 부실사업은 신속하게 매각을 추진하고 자금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할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해외투자 사업 등 실적을 개선하지 못하면 임원과 1·2급 간부직원을 대상으로 임금인상분을 반납하고 정부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반납할 것을 발표했다. 사옥과 사택, 유휴 부지 등은 내년까지 매각을 추진하며, 자산가치가 높은 출자회사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