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R&D 투자 비중 4배 늘린다…해외연구자 참여 제한도 완화

기사등록 2023/11/27 15:35:00

향후 3년 간 글로벌 R&D 투자 5.4조 이상…전략지도 구축

바이오·양자 등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예산 우선 반영

세계 표준 맞게 연구·보안제도 개정…개인 연구 세계 진출도

[서울=뉴시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3 해외우수연구기관 국제공동연구 심포지엄' 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정부가 전체 정부 R&D(연구개발) 투자액 중 글로벌 R&D 비중을 지금보다 4배 이상 끌어올려 향후 3년 동안 5조원 이상을 쏟아붓기로 했다. 이와 함께 R&D 체계 자체를 세계 표준에 맞게 뜯어 고쳐 해외 연구자도 연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내 연구자의 해외 진출·교류도 확대해나간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27일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R&D 추진전략'을 심의·확정했다.

글로벌 R&D 추진전략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 세계 최고를 지향하도록 글로벌 R&D의 전략성을 강화하고, 국내의 우수 연구자가 글로벌 연구에도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글로벌 R&D 투자 규모 6~7% 수준으로…예산 운영 유연성도 확대
글로벌 R&D 체계 개편 방향.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글로벌 R&D의 체계를 '탁월성·개발성의 투트랙+α(해외진출)'로 확대·개편한다. 기존의 소규모·단발성의 국제협력 체제에서 벗어나 국가전략기술 등 국가 차원의 전략성을 반영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글로벌 R&D 투자 규모를 당초 정부 R&D의 1.6% 수준에서 6~7% 수준으로 확대·유지해 글로벌 R&D 투자를 향후 3년간 총 5조4000억원+α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R&D 예산 시스템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국가 간 상이한 예산 시스템을 고려해 글로벌 공동연구에 유연하게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사업 집행의 회계연도 이월을 허용한다. 글로벌 R&D 프로젝트가 적기에 추진될 수 있게 사업 기간·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 '프로그램형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미·일을 중심으로 글로벌 R&D 사업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글로벌 R&D 협력 프로젝트도 신설하고, 아세안·중동 등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R&D 체계 고도화…양자·반도체·로봇 등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글로벌 R&D가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략 기획부터 사업 추진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R&D 체계를 고도화한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할 12대국가전략기술,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17대탄소중립기술을 중심으로 국가 간 기술 우위, 세계적 연구기관 등을 분석·도출한 데이터를 담은 '글로벌 R&D 전략지도'를 구축해 글로벌 R&D의 이정표로 활용할 방침이다.

첨단바이오·양자·반도체·자율주행 등 주요 분야별로 '글로벌 R&D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발굴해 예비타당성 신속조사, 정부 R&D 예산 우선 반영 검토 등을 통해 글로벌 R&D가 적기에 추진되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다양한 기술 분야의 글로벌 R&D 사업이 차질 없이 기획·추진될 수 있도록 해외 현지에서 전문 과학기술인이 직접 글로벌 R&D를 기획하고, 해외 우수기관과의 매칭 등 전주기 연구를 수행·지원하는 '글로벌 R&D 전략 거점센터'도 운영해 글로벌 R&D의 전진 기지로 활용한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글로벌 R&D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에 글로벌 R&D 특별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글로벌 R&D 플래그십 프로젝트 예시안.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외 연구자 인력교류 지원…'한국형 마리퀴리 프로그램' 운영

개인 연구자 단위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리더 과학자 정보를 담은 '국가전략기술 글로벌 인력지도'를 수립해 정부의 인력교류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국내 연구자가 해외의 우수 연구자와 협업하는 기회도 확대한다.

초기 연구자가 연구역량을 축적해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인력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한국형 마리퀴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U(유럽연합)는 마리퀴리 프로그램으로 2021~2027년 66억 유로(약 9조4000억원)를 편성해 유럽 내 신진연구자 및 경력연구자들이 생애주기별로 EU 역내 및 해외에서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와 인력 교류를 지원하는 '탑티어 협력 플랫폼'도 새롭게 구축해 국내외 연구자의 교류 경험을 확대한다. 역량이 우수한 재외한인연구자가 국내 연구자와 협업할 수 있도록 재외한인연구자 유치 지원을 강화하고, 재외한인연구자가 젊은 연구자와의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추진해나간다.

대학·출연연 등에서 수행하는 개인 기초연구의 글로벌 협력 활동을 폭넓게 지원하고, 기초연구실·선도연구센터 등 집단 기초연구도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국제 표준에 맞는 연구제도·보안체계 확립…연구자 참여 제한 완화

앞으로 정부는 국가 간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과학기술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R&D와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연구제도와 보안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해외 연구기관이 우리나라 R&D에 주관·공동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글로벌 R&D에 한해서는 연구자 참여 제한 규정도 완화한다.

또한 지식재산권 공동 소유 기준, 협약·계약 방법 등 글로벌 R&D 상세 가이드를 마련하고, 글로벌 연구 보안 지원체계도 새롭게 구축해 우리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글로벌 R&D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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