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중단 발표했다가 검토 미흡·여론 악화에 재검토
시 행정 신뢰도 추락·어린이집 현장 혼란 초래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어린이집인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지원 중단을 발표했던 광주시가 입장을 번복, 지원 예산을 재검토하고 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운영비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실제 내년 예산안에도 해당 항목을 편성하지 않았다. 운영비 지원 중단은 사실상 휴원이라는 결과와 다름없다.
'이용률이 낮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정원이 70명인데 현재 12명의 원아 만 다녀 충원율이 17%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태가 몇 년간 지속한다면 경영악화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시는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근로복지공단의 거점형직장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는 만큼 휴원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입장을 바꿔 운영비 지원을 재검토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은 광주글로벌모터스 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의무시설인 점, 폐원할 경우 5년간 운영을 조건으로 지원받은 국비 일부를 반납해야 하는 점,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따른 여론 악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바람 등이 시의 입장 변화를 불러 온 것으로 보인다.
오락가락한 시의 태도가 행정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현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는 의회의 협조를 얻어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에 대한 내년도 지원 예산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 운영협약에 따라 어린이집 대표사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올해 2억25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 직장어린이집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 1억8000만 원을 합하면 올해 지원한 총 금액은 4억500만 원 수준이다.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2021년 9월 15일 첫 자동차 생산을 시작으로 2022년 캐스퍼 5만대 생산에 이어 올해 누적 생산 10만대를 달성했다. 올해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노사 상생 일자리사업의 성공모델로 꼽힌다.
시는 지역 일자리 모델의 성공을 뒷받침 하기위해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거·교통·교육 등 분야별 공동복지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임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차원에서 빛그린공동직장어린이집에도 운영비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세수감소 등의 여파로 내년 예산이 크게 줄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일시적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지원 중단을 재검토 하고 있다. 재정이 풍성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다 꼼꼼하게 검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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