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CEO]이재용 1심 구형까지 '3년4개월'…"재판에 지치다"

기사등록 2023/11/26 07:00:00 최종수정 2023/11/26 07:47:28
[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현지시간)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23. photo1006@newsis.com


[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

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2020년 9월, 검찰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주가를 조종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기소했다. 2023년 11월 17일, 검찰은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가 엿보인다며 이재용 회장에게 징역 5년,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그동안 이 사건의 재판은 총 106차례 열렸고, 이 회장은 95번 법정에 출석했다. 매주 서초동에 발이 묶인 그는 반쪽짜리 경영으로 삼성을 지탱해 왔다. 구형까지 3년 2개월이 걸린 이 재판의 1심 선고는 내년 1월 26일로 이제 꼭 두 달 남았다.

이 회장은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완전한 경영복귀의 청신호를 켤 수도 있고, 사법리스크 지속으로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 회장에게 이제 남은 두 달이 더 없이 중요한 이유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이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 자격으로 런던을 방문하면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일정을 마친 뒤 23일(현지시간) 오후 4시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펴고 있다.

윤 대통령과 대부분 총수들은 2박3일간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주력한 뒤 귀국하지만 이 회장은 2030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일까지 현지에 남아 유치 총력전에 나선다.

귀국 직후 12월 초에는 2024년도를 준비하는 연말 사장단 인사까지 예정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부 인사와 기존 조직을 쇄신하는 대개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고 재판까지 앞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단단히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당장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겸임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의 역할을 놓고 이 회장은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가 2개의 사업부를 겸임한 사례가 드문 데다 시너지 효과가 적어 한 부회장의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한 새 체제가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후 연말 연시에는 재판 휴정기간이어서 이 회장은 이를 활용해 해외 사업 현장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4년부터 연말 연시와 명절에 ▲해외 현장 임직원 격려 ▲현지 사업 점검 ▲글로벌 기업 CEO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면서 이를 정례화하고 있다.

올해에도 유럽 등의 주요 현장을 점검하며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회동하는 등 해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이 회장을 나르는 삼성의 전용기가 멈춘 것은 2017년부터 2018년, 그리고 2021년이다.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못했던 시기다.

특히 2021년 '정부 특사' 자격으로 코로나19 백신 노바백스를 확보하기 위한 출장을 준비하며 현장을 챙기려 했으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되면서 무산됐다.

검찰 입장이 재판부의 1심 선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삼성 안팎에선 3년 2개월 중 앞으로 남은 두 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