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 중 휠체어에서 떨어져 녹색병원 이송
전장연 "강압적 이동에 휠체어에서 떨어져"
경찰 "스스로 바닥 누워…끌고 간 적 없어"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서울교통공사(서교공)이 지하철 탑승 시위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지 만 하루도 안 돼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연행 도중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진 것을 놓고 전장연은 경찰이 불법적으로 과도한 물리력을 썼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절차를 지킨 체포였고 박 대표가 스스로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내려왔다고 맞섰다.
24일 경찰과 전장연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46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에서 퇴거불응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앞서 박 대표와 전장연 관계자 10여명은 오전 8시7분께부터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시위 봉쇄 방침에 대해 "장애인 이동권을 원천 봉쇄하는 불법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후 경찰과 대치 중 박 대표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박 대표는 연행 과정에서 휠체어에서 떨어져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서울 중랑구의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대해 전장연 측은 "지하철 탑승은 하지 않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와 마찰 없이 기자회견만 진행했다"며 "폭력적 연행이 아니라 퇴거 조치를 취했으면 되는 일이었지만 경찰은 박 대표의 휠체어를 옮기며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은 미란다 원칙 등의 제대로 된 고지도 없이 불법연행했다"며 "경찰이 강제로 휠체어를 밀고 가 다리가 바닥에 끌린 채 이동해 경련이 발생했고 경찰의 위험하고 강압적인 이동으로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떨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현행범 체포 전 체포자인 기동대 소속 경찰관이 체포 죄명, 체포 이유 및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며 "녹색병원으로 후송되는 구급차 내에서도 재차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고 반박했다.
또 "연행 과정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직후 박 대표 스스로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을 한 것"이라며 "박 대표가 바닥에 드러누워 통증을 호소하자 구급대원을 요청해 들것에 실어 구급차로 이동했으며 경찰관이 박 대표를 바닥에 끌고 간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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