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함경북도 길주서 하루새 6번 지진…"핵실험 재개?"

기사등록 2023/11/24 15:31:46 최종수정 2023/11/24 16:09:28

22~23일 하루새 6번 연달아 지진 발생

시민들 "북한 핵실험 재개된 것 아닌가 걱정"

기상청 "인공지진과 음파 달라…자연 지진"

2017년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길주서 지진↑

"핵실험 후 화강암 지대 약해진 것이 주원인"

[서울=뉴시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에서 하루새 6번 연달아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 = 기상청 제공) 2023.1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에서 하루 새 6번 연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자연 지진으로 보인다며 지난 2017년 북한 핵실험 이후 길주 일대 지반이 약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23일) 오후 9시31분58초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42㎞ 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앞서 22일 오후 4시29분32초께 해당 지역 인근 1㎞ 근방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길주 일대에서 하루 새 총 6차례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해당 지역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번에 걸쳐 핵실험이 이뤄진 장소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폭파한 후 풍계리에서 시설을 복원하는 정황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핵실험 장소 인근에서 연달아 지진이 발생한 것에 대해 "북한 핵실험이 재개된 것 아니냐"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손모(29)씨는 "지진 발생 지역이 핵실험 장소랑 가까우니까 군사적인 이유가 있지는 않은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에서 하루 새 6번 연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한 모습으로, 2번 갱도 주변 암석. 2018.05.25. photo@newsis.com

30대 직장인 주모씨도 "핵실험 장소 인근에서 연달아 지진이 발생했는데, 사실 북한이 핵실험 관련 움직임을 취한 것은 아닌지 의심됐다"고 전했다.

다만, 기상청 관계자는 6번의 지진에 대해 "자연 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연 지진과 인공 지진은 파형이 판이하게 다르다"라며 "인공 지진은 핵실험이나 댐·교량 등 큰 규모의 공사로 발생하는데, 이번 지진은 저주파 음파가 없는 자연 지진이었다"고 전했다.

단단한 화강암 지대인 길주 일대는 지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전까지 단 한 차례의 자연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핵실험 이후 이날까지 총 64번의 자연 지진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 7번 ▲2018년 3번 ▲2019년 2번 ▲2020년 3번 ▲2021년 9번 ▲2022년 10번 ▲2023년 30번이다.

이처럼 6차 핵실험 이후 길주 일대에서 자연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에 대해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는 "풍계리 핵실험 이후 단단했던 화강암 지대가 약해진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번 약해진 지반은 약간의 자극에도 쉽게 지진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앞으로도 길주 부근에선 지진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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