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출근길 선전전 중 퇴거불응 등 혐의
연행 과정 휠체어서 떨어져 병원 이송
서교공, 전날 탑승 시위 원천봉쇄 선언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4일 서울 지하철 혜화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다음날 출근길 선전전을 벌이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이다.
24일 경찰과 전장연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46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에서 퇴거불응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연행 과정에서 박 대표는 휠체어에서 떨어져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중랑구의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박 대표와 전장연 관계자 10여명은 오전 8시7분께부터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하철 시위 봉쇄 방침에 대해 "장애인 이동권을 원천 봉쇄하는 불법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전날(23일)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의 시위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최고 수위의 대응을 선포했다.
구체적으로 공사는 이들이 고의로 열차를 지연시킬 수 없도록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의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하는 3단계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전장연이 지하철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승차를 시도하면 경찰과 협력해 승차를 막고, 반복된 제지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때는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56일 만에 탑승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다음달 1일 혜화역에서 또다시 탑승 시위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서교공이 (12월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2024년 장애인 이동권 예산이 법적으로 보장된다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시위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장연의 요구 예산에 비해 터무니없이 삭감된 국회 각 상임위원회 예산안이라도 기획재정부와 국민의힘이 반영 약속을 한다면, 12월1일 예정된 것은 유보하고, 약속이 실현된다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멈출 것"이라고 했다.
전장연은 자신들의 시위가 철도안전법상 '고성방가'가 아니라며 불법 집회·시위가 아니라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이에 앞서 서교공 관계자는 현장에서 "즉시 시위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하기 바란다"며 "불이행시에는 공사는 부득이 열차 탑승을 거부하고 방송장비를 압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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