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노소영(62)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미술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소송과 관련, 법원이 조정에 회부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은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 등 청구 소송의 2차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조정이란 법원이 판결에 앞서 당사자 간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날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조정에 참석했지만, SK이노베이션 측 대리인은 불출석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받아들일 수 없는 조정안이 제출돼 불성립되면서 본소송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진행된 1차 조정에서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의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또 미술관에 종사하는 근로자분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며 퇴거가 어렵단 입장을 주장했다고 한다.

조정이 불성립함에 따라 법원은 본안소송에서 변론을 진행한 뒤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4층에 자리 잡고 있는 멀티미디어 전시관으로, 노 관장의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이다. 2000년 개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SK와 아트센터 나비 간의 입주 계약이 2019년 9월 만료된 것을 이유로 아트센터 나비 측에 지속적으로 퇴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며 4년 이상 아트센터 나비가 계속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에는 SK그룹 계열사 등이 입주해 있는데 이번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이 이혼소송을 거치며 극에 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갈등 관계를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노 관장 측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 측의 소 제기 이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1심은 곧바로 7월14일로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현행 민사소송법상 피고 측이 답변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변론 없이 원고 측의 주장을 인용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이 1심 선고를 일주일 앞둔 지난 7월7일 대리인을 선임하고 답변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원은 무변론 판결 선고 기일을 취소했고 이후 사건은 조정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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