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 의사 외 다른 지표도 살펴본 뒤 종합적 결과 내놔야
◇복지부, 단계적 의대정원 확대
보건복지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수요를 조사한 결과 2025년 2151명∼2847명, 2030년 2738명∼3953명 증원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대 정원은 2000년 3507명에서 2003년 3253명, 2004~2005년 3097명으로 점차 줄기 시작해 2006년 3058명까지 쪼그라들었고 현재까지 18년째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필수의료인력의 부족현상에 따른 지역의료체계 붕괴 가속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의대정원을 확대해 부족한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필수의료진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전북의 의과대학은 전북대학교과 원광대학교 2곳이 있다. 이들 정원은 총 235명으로 전북대가 142명, 원광대가 93명이다.
전북대의 경우 이번 복지부에 최소 18명, 원광대의 경우 최대 57명까지 증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지부는 일단 2025학년도까지 현재 의대 위주의 정원을 증원하고 향후 의대 신설 등 단계적 증원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의 경우 군산대학교가 의과대학 신설을 원하고 있다.
전북의사협회는 복지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가 엉터리라고 꼬집었다.
박용현 전북의사회 총무이사는 "복지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는 배경과 미래의 필요인력 등 어떤 요소도 포함되지 않은 엉터리 조사"라면서 "그저 의과대학이 희망하는 의대정원 요구안만 발표했다. 이런 것이 무슨 수요조사"라고 지적했다.
송병주 대한의사협회 감사는 "의사인력을 논의할 시 국가간 의사수를 비교하고, 의료시장의 현상을 관찰, 건강수준의 평가, 의사 수입수준, 건강보험 재정, 보건의료정책의 영향, AI 등 기술혁식, 환경과 문화,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의료인력 부족을 의대정원 확대로 해결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 평균 의사 수 말고 다른 지표도 봐라"
전북의사협회는 정부가 제시하는 OECD 평균 의사 숫자 외에도 다른 지표를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전북의협이 제시한 2020년 기준 인구 1000명당 한국의 임상의사 수는 2.5명이다. OECD평균 3.7명보다 1.2명 부족한 수치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2.6명이다.
의협은 한국의 의료접근성도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민 1인당 의사 외래 진료횟수는 14.7회인데 OECD 평균의 경우 5.9회밖에 안된다고 역설했다.
병상수의 경우도 OECD평균 4.3개인데 한국은 12.7개로 OECD 평균보다 높은 지표를 가지고 있다.
전북의사협회 관계자는 "의사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로 OECD 평균 의사 숫자를 제시하는데 연관 관련 지표들을 보면 우리는 OECD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면서 "건보료에 들어가는 돈도 OECD 평균을 이미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의대정원 확대보단 필수의료진, 지방의료 확대 먼저
전북의협은 의대정원 확대는 결국 우리가 필요로하는 필수의료진 부족문제와 지방의료체계 붕괴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의대정원 확대를 논하기 전 당장 급한 불인 필수의료진과 지방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것.
전북의사협회는 현재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진 부족문제는 '삶의 질', '높은 업무강도', '의료사고 압박에 의한 부담', '적은 임금' 등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전북의사협회 관계자는 "현재 가장 급한 의료정책은 필수의료진 충원"이라며 "부족한 임금에 고강도 업무 등이 문제다. 의대정원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최소 10년에서 최대 15년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된 의료인력활용이 가능한데 이들을 육성하는 기간 필수의료는 더욱 붕괴되기 시작할텐데 이 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의사협회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 도입, '시니어 의료진을 활용한 지역의료인력 충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필수의료과 전공의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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