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명단' 21명 실명 공개 여파 이어져
윤재갑 "돈봉투 받은 대상처럼 언론에 보도"
김영호 "검찰·언론 패턴에 분노 넘어 허탈한 마음"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검찰이 이른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21명의 실명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당사자들은 21일에도 사실무근이라며 검찰의 언론플레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윤재갑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어느날은 검찰에서 윤재갑 등 4인은 아침 모임에 불참해 돈봉투 전달을 못했다는 내용을 공표하더니 어제는 마치 돈봉투를 받은 대상처럼 보도됐다"며 "회의에 참석한 사실도 없고 돈봉투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김영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돈봉투 재판에서 검찰은 증거 능력도 없는 국회의원 명단을 스크린에 띄워 신문하는 편법을 동원했고, 언론은 어김없이 검찰이 공개한 국회의원 명단을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증인은 검찰이 공개한 국회의원의 실명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돈봉투를 나눠준 걸 본 적도 없다'고 했다"면서 "검찰은 언론을 향해 국회의원 실명을 공개하고 언론은 사실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실명을 기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의 이처럼 반복되는 패턴에 분노를 넘어 이젠 허탈한 마음마저 든다. 앞으로 재판부가 검찰의 악의적인 형태를 감안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승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검찰은 저의 이름을 법정에서 언급하고 재판장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음에도 언론 보도를 묵인하는 등 민주당 상처내기, 부패이미지 덧씌우기용 언론 플레이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미 검찰은 그 무렵의 국회본관 및 의원회관의 출입기록, 해당 의원의 통화내역 등을 모두 조회 및 압수수색하였고, 각 의원들의 동선을 모두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어 제가 해당되지 않음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스스로도 사건이 발생한 2012년 4월 제 통화내역과 4월 28일, 4월 29일의 객관적인 제 동선을 모두 확인해 보았지만 보도에 언급된 의원과의 통화내역도 없었고, 그 장소에 가거나 이후에도 만난 사실이 없음을 명백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법률위원장 및 검찰독재정치탄압TF 위원 그리고 특활비TF 단장으로서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유념하며 활동하고 있기에 검찰의 이같은 행태는 기가 찰 뿐"이라며 "검찰의 행태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금 해야할 민생 예산, 경제활력 예산을 마련하는데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전날 윤관석 무소속 의원의 정당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용수씨를 증인 심문하며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지지 국회의원 모임 참석 예정자 명단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명단에는 김남국 김병욱 김승남 김승원 김영호 김회재 민병덕 박성준 박영순 박정 백혜련 안호영 윤관석 윤재갑 이성만 이용빈 임종성 전용기 한준호 허종식 황운하 등 전·현직 민주당 의원 21명의 이름이 올랐다.
실명이 공개된 김병욱·안호영·한준호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의혹을 부인했다. 김 의원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고 안 의원은 "마치 돈봉투를 받은 양 불법 프레임을 씌우려는 악의적이고 저급한 시도에 분노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 의원 역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혐의와는 관련이 없는 이름을 법정에서 공개하며 불법 프레임을 씌우려는 저급한 시도다. 2021년 전당대회 과정 중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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