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남 "'룸메' 신청 月100개…무조건 랜덤으로 뽑아"[일문일답]

기사등록 2023/11/24 06:45:03 최종수정 2023/11/24 17:43:31

66만 구독자들의 집 소개하는 유튜버 '자취남'

"유튜브는 취미로 시작…2년 정체기 겪었다"

"출연자가 0순위…'콘텐츠 각'보다 편안함 지향"

"집을 보는 시각 다양해…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내 채널의 매력은 무색무취…맨밥같아 보기 편해"

"다시 돌아가면 유튜버 안해…감사함만큼 부담도"

"자취초보를 위한 지도·라이브 콘텐츠도 준비 중"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튜버 '자취남' 정성권 씨가 13일 서울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권세림 리포터 = "선정 기준이 없는 게 선정 기준이다. 신청자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만큼 랜덤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유튜버 자취남(정성권·32)은 소개할 집과 '룸메'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뉴시스는 지난 13일 일반인판 '나 혼자 산다'와 같은 콘텐츠로 수많은 사람들의 집을 방문하고, 삶의 양식을 보여주는 유튜버 자취남을 만나 진행 중인 콘텐츠와 채널을 운영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재밌어 취미로 개설한 채널은 어느덧 66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혼자 자취하는 20대 후반 남자의 일상을 그려내며 '즉석밥 맛을 실제로 구분할 수 있을까?' '마트·네이버·쿠팡 중 어디가 더 쌀까?'와 같이 소소한 자취 초보의 궁금증을 다루는 콘텐츠가 시작이었다.

2년 가량의 정체기를 겪으며 우연히 촬영한 친구 집의 모습이 인기를 얻으며 구독자들의 집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현재의 '자취남' 채널로 거듭났다.

'집'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을 다루는 만큼, 출연자를 0순위로 고려한다.

그는 "출연자분이 무조건 0순위다. 집이라는 공간은 사적인 공간이지 않나. 안 보여주고 싶은 곳도 카메라에 담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희는 조금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불편할 거 같다 싶으면 아무리 재밌어도 걷어낸다. 그분들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편하게,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려 노력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착한 콘텐츠를 지향하는 그의 노력 덕일까, 집을 공개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수많은 '룸메'들이 출연을 희망한다.

얼마나 많은 구독자들이 신청하는지 묻자, 그는 "매주 평균적으로 8곳 정도 촬영한다. 많으면 10곳도 하는데, 신청은 이보다 3~4배수 정도 들어온다. 한 달에 대략 100개 정도 신청이 들어온다"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구독자들의 사랑으로 채널이 운영되는 만큼,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근 '자취백과사전'을 직접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 그는 "집을 구하고 어떻게 자취를 시작하면 좋고, 그런 모든 것들을 거의 총망라해서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배포했다. 그러한 마음이 다다.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너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다음은 자취남과의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튜버 '자취남' 정성권 씨가 13일 서울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3. bluesoda@newsis.com

-본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유튜브라는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자취남’과 ‘유부남’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정성권이다. 만 32살이다."

-‘자취남’은 어떤 채널인가.

"독립해 혼자 사시는 분들의 집을 찾아가서 어떻게 살고 있나, 서랍 열어보고 냉장고 열어보고(웃음) 이분은 이렇게 살고 있구나를 담아낸다. 유튜브 시작한 지는 올해로 6년 차다. "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취미로 시작했다. 지금은 집을 찾아가는 게 메인 콘텐츠지만, 처음엔 혼자 자취하는 20대 후반 남자의 일상을 그려내는 채널이었다. 브이로그까지는 아니고, 제가 처음 자취했을 때 궁금했던 것을 찍었다. 즉석밥 맛을 실제로 구분할 수 있을까? 마트·네이버·쿠팡 중 어디가 더 쌀까, 욕조가 필요할까 등 내가 궁금한 것을 찍어 올렸다. 왜냐면 그 당시 이런 내용을 다루는 콘텐츠는 잘 없었다. 자취 체크리스트 정도는 있었는데 밥솥이 필요할지 즉석밥으로 버틸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아서 내가 궁금한 걸 찍으면 비슷한 처지의 분들은 보시겠다 싶었다.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서 취미라 생각하고 즐겼다."

-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변하게 된 계기가 있나.

"유튜브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난 다음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정체기가 꽤 길었다. ‘너 아직도 유튜브 해?’ 소리도 많이 들었다. 안부 인사가 아니라서 열 받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새로운 거 일주일에 하나씩 무조건 올린다는 각오로 계속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 집을 찍게 됐고 그게 콘텐츠가 됐다. 처음엔 콘텐츠가 될 거란 생각도 못 했고, 그때는 이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콘텐츠였다더라. 방송하시는 분들이 ‘일반인 집을 대체 어떻게 섭외하냐’고 연락하시기도 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섭외가 아니라 신청해 주신다고 답했다. 그때 느낀 게 순서가 반대가 되니까 가능했던 콘텐츠였구나 싶었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 같다."

-편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만드시는 것 같다.

“출연자분이 무조건 0순위다. 집이라는 공간은 사적인 공간 아닌가. 안 보여주고 싶은 곳도 카메라에 담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희는 조금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불편할 거 같다 싶으면 아무리 재밌어도 걷어낸다. 출연해 주시는 분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영상 만들면 보내드리고 피드백 받아서 업로드한다."

"그분들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편하게,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려 노력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더 재밌고 자극적인 방송을 원하는 분도 있다. 나는 실제 출연하신 분이 안 좋다, 라고 하면 저와 같이 만드는 분들은 무조건 출연자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구독자들의 신청을 받아 소개할 집을 선정한다. 얼마나 많은 구독자가 신청하는지 궁금하다.

"매주 평균적으로 8곳 정도 촬영한다. 많으면 10곳도 하는데, 신청은 이보다 3~4배수 정도 들어온다. 한 달에 대략 100개 정도 신청이 들어온다. "

-그렇다면 ‘룸메’ 선정 기준이 있나.

"선정 기준이 없는 게 선정 기준이다. 인간이다 보니 저의 편협한 기준이 생기는 게 싫어서 무조건 거의 랜덤으로 뽑는다. 신청 메일이 길어도 일부러 잘 안 읽는다. 어느 정도로 모르고 가나면 그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 집 주소도 모른다. 카톡 프사는 남잔데 여자분이 열어주신다. 남자친구 사진이라더라. 그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고 간다. 선정 기준이 생기면 편향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게 조회수가 되는구나 하고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콘텐츠 생명력이 금방 닳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콘텐츠를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되게 크다."

-착한 채널이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웃음)“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신청해 주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저도 촬영가면 꽤 여쭤본다. 어쩌다 신청하셨냐 하면 크게 세 가지더라. 1번은 찾아오는 팬미팅이라고 하시더라. 항상 보는 유튜버가 와서 실제로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 것이 있을 것 같고. 2번은 나 이렇게 사는 걸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근데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그런데 내가 하면 어색하고, 다른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 사적인 공간이니 근데 (나는) 레퍼런스가 많은 채널이니까 하신 분도 있었다. 세 번째는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다. 가끔 보면 새벽에 메일 오기도 한다. 이런 분들은 1~2달 고민하다가 술 먹고 용기 나서 새벽에 신청하시는 거다."

-본인이 생각하는 채널의 매력은 뭔가.

”내 생각엔 무색무취라서 가능한 것 같다. ‘나랑 같은 처지인 사람들은 어떻게 살지.’ 이걸 제일 잘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비유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촬영하신 분은 냉장고에 아사히 병맥주가 한 60개 있더라. 이거 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하니까 자기가 술을 좋아해서 다 먹어봤지만 이게 제일 기본이고, 맨밥 같은 거라 하셨다. 제 채널도 그런 것 같다. 그냥 관심이 있을 때 보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심심할 때 볼 만한데 실질적으로 정보나 부동산 정리 꿀팁도 얻을 수 있고. 그런 것 같다. 무색무취라 보기에 편하고 얻을 만한 내용이 있다는 점이 매력 아닐까."

-선정, 방문, 촬영, 편집 등 영상 하나를 위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영상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궁금하다.

"편집에 관해서는 마무리 작업만 하고 있어서 그렇긴 한데, 열심히 하면 일 분당 한 시간 정도 걸린다. 20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 데 20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채널이 커질수록 맞춤법 하나도 더 신경 쓰다 보니 할 게 계속 늘어난다."

"촬영하러 여기저기 많이 다니기도 한다. 근데 사실 다들 이렇게 일하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주 5일 일하지 않나, 영상은 아웃풋이 확실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거지, 실질적으로 일하는 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에 대해 듣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와 마음가짐 등 달라진 점이 있나.

"유튜브를 하고 나서를 기준으로 하면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많이 가져야 하는 것 같다. 채널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헤이터랄까 그런 분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하나하나 반응도 못 하고. 그분도 이유 없이 제가 싫을 수도 있다. 그런 것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면 극복까진 아니어도 견딜 만하다 싶다."

"많은 분을 만나면서 느낀 거는, ‘나의 짧은 견해로 남을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타인의 단편적인 부분을 보고 판단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신기하고 재밌는 게 집이라는 게 제일 사적인 공간 아닌가. 예를 들어 월세, 전세 사시는 분들이 집을 꾸미고 살면 윗세대는 이해 못 한다. ‘남의 집인데 왜 그렇게 하냐’는 댓글이 영상마다 있다. 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식으로 한명 한명마다 각자의 색깔이 있는 건데 내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게 안 좋은 거 같아서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수많은 집을 오가며, 자취남님이 생각하는 좋은 집의 기준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집’을 지향하나.

"이전 질문의 연장선 같다. 집을 돈으로 보느냐, 나의 '홈'으로 보느냐의 문제 같다. 어떤 분들은 누가 봐도 되게 몇십억짜리 좋은 집에 사는 데 만족을 못 한다. 자기는 여기서 더 좋은 데 가야 해. 그 이야기밖에 안 한다. 저는 촬영가면 여쭤보는 질문이 뻔하다. 근데 질문을 안 해도 그 이야기밖에 안 하신다. 그런 분들은 신기한 게 만약 '이 의자 왜 여기에 두셨어요'에 대해 물으면 대답을 못하신다. 근데 이게 나쁜 건 아니다. 또 어떤 분들은 원룸, 오피스텔에서 사시지만 집에 관심 많은 분들은 두루마리 휴지를 왜 세 겹을 쓰는지 이유까지 설명해 주신다. 집 안에서 얼마나 즐기고 있고, 얼마나 알고 있고에 따라 삶의 농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사람마다 기준이 너무 달라서 함부로 재단하기 어렵다. 멀어도 조용한 데가 좋은 분이 있는 반면 무조건 10초 내. 회사 걸어 다니는 것조차 안 된다는 분도 있고.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 근데 우리나라는 다 같이 수능 보고, 사회적인 정답이 정해져 있으니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재밌다."

"개인적인 지향점은 집을 홈으로 보는 게 대체로 더 행복해 보였던 것 같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튜버 '자취남' 정성권 씨가 13일 서울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3. bluesoda@newsis.com

- ‘자취의 맛’이라는 책을 발간한 것에 이어, ‘자취백과사전’까지 제작해 배포했다.

“말 그대로 자취백과사전이다. 집을 구하고 어떻게 자취를 시작하면 좋고, 그런 모든 것들을 거의 총망라해서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배포했다. 그러한 마음이 다다. 조금이라도 많은 분께 도움이 된다면 너무 좋겠다."

"채널 운영도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시고 재밌게 봐주시니까 가능한 건데, 내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생각해서 할 수 있는 것들 같다. 책도 금전적 시간적 노력이 많이 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으니까 한 거다. 적절한 예시인지 모르겠지만 미생에 그런 장면이 나와요. 8화쯤인가. '여기서는 대기업의 욕심이 보이지 않는다.' 마진 매길 때… 이런 장면. 저도 좀 내려놓고 더 많은 분들께 더 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게 되니까 책도 만들게 됐다."

"다음으론 지도도 만들고 있다. 많은 분들이 서울로 올라오시는데,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당연히 서울 동네를 잘 모른다. 서울에 살아도 동쪽에 사시는 분들은 서쪽 동네는 모른다. 지도를 만들면 집을 구하고 동네를 선정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영상 통해 축적된 데이터가 있다 보니, 이를 기반으로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채널이 커질수록 개인적인 욕심도 생기지 않나.

”물론 저도 있다. 근데 신발이 100개 있어도 난 발이 2갠데. 이런 마인드다. 저는 먹는 거 좋아하는데 하루에 3끼 이상 먹을 수 없다. 나이 먹어서 2끼만 먹어도 배부르다(웃음). 이익에 대한 욕심을 좀 덜어내고 만들어서 배포하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고, 거기서 성취감·희열감을 당연히 느낀다. 자취백과사전이 감사하게도 모든 커뮤니티에 돌았는데, 댓글 보니까 노리는 게 있다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래도 이런 거 자체가 되게 재밌는 행위고. 물론 먹고 살 만하니까 하는 건데(웃음). 먹고 사는 거 빼고 금전 목적 없이, 이해관계가 없는 행위가 정말 재밌다. 책 만드는 것도 출판사에서 엄청 많이 연락 오지만 금전적인 것을 배제하면 내부 프로젝트 하는 게 너무 재밌다. 유튜브는 취미로 생각했지만 금전 목적이 100% 배제 안 되니까 더 아닌 것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유부남’이라는 다른 채널도 운영한다.

“‘유부남’은 결혼하신 분들을 찍는다. 나이를 먹으면서 주변에 결혼한 분들도 많아지고,  자취에 관심 있던 분들이 결혼하시게 되면 결혼에 관심이 생기겠구나, 저도 결혼할 나이가 되니까 궁금하기도 했다. 결혼을 기점으로 채널 나눠진다. 저는 올해 초에 결혼했다. 혼인신고만. "

-1인 가구뿐 아니라 유부남 채널을 통해 결혼한 부부들의 집도 방문하고 있다. 두 가구 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제일 큰 건 둘이 살면 화이트 인테리어가 된다. 혼자 살 때는 뭘 해도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 난 비싸더라도 곽티슈를 쓸 거야 이게 되는데. 결혼하면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 한다. 혼자 살면 개성을 100% 표현하는 게 가능하다. 근데 둘이 살면 많아도 99%다.. 그런 게 달라지는 듯하다. 나쁘다는 건 아니고, 합의해야 한다. 내 멋대로 못한다는 부분이 집에 온전히 드러난다."

-실제로 혼자 살 때랑 인테리어가 다른가.

“그렇다. 전 냉장고 핑크 하고 싶었는데 와이프는 아니라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근데 뭐 그래도 맞춰가는 게 재밌고 내가 몰랐던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혼자 사는 것과 둘이 사는 것의 확실히 다른 점은 개성의 100% 발현 가능 유무인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룸메’가 있나.

”양주에 사는 50대 남성분이다. 2000년대쯤 지어진 아파트에 사시는 분. 아파트라는 게 되게 정답에 가까운 구조로 돼 있다. 저는 그걸 도화지라고 생각한다. 도화지에 그분들의 색깔로 그려서 살고 계시더라. 그게 정말 멋있었다. 연세가 조금 있으시니까. 말씀해 주시는 것 중 하나가 20년 전에는 30대가 넘어가면 노총각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혼자 살아도 그걸 그대로 하나의 가구로 인정해 주는 느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게 그때와 지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노총각 노처녀라는 단어 요즘에는 거의 안 쓰는 거 같다. 그런 게 좀 존중받고 있구나 많이 느꼈다."

-앞으로 진행해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

“많다. 가시권에 들어온 건 라이브 콘텐츠다. 만약 신림동 쪽에 집을 구한다면 라이브에서 같이 집을 찾아보는 거다. 시청자분들이 댓글 많이 다시지 않겠나. 신림 쪽 동네에 대한 댓글도 많이 다실 거고, 보증금 월세 관련한 이야기도 하실 거고. 제 입장에선 콘텐츠 만들어주셔서 좋고 집 보시는 분 입장에선 집단지성의 힘을 빌릴 수 있어서 좋다. 동네끼리 데이터 축적한다면 또 많은 분들이 좋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결과는 까봐야 알겠지만 지금 생각은 그렇다. 다음 달부터는 조금씩 시작할 생각이다."

-직장을 관두고 전업 유튜버가 됐다. 유튜버 활동의 장단점이 있다면.

”올인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 같다. 근데 회사 계속 다니는 게 좋다. 많은 분들이 그만두고 하려 하시는 데 아닌 것 같다. 저는 감사하게도 계속 롱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콘텐츠라 가능한 거지 사실 너무 리스크가 많다. 유튜브 되게 오래 하시는 분들 보면 번아웃도 많이 오고… 말하기 되게 조심스러운데. 이게 멈출 수가 없다. 저도 주 7일이다. 6년 동안 하루도 쉰 적 없다. 그 와중에 항상 잘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폼 떨어졌네 이런 말 듣는 게 너무 리스크도 크고. 유튜브 말고 다른 게 많지 않을까 싶다."

"과거로 돌아가면 저는 유튜버 안 할 거 같다. 왜냐면 과거로 돌아가면 1000번 중 한 번 이렇게 잘될 수 있을 것 같다. 운도 많이 따라야 하고… 이거 다 알고 다시 할래? 하면 안 할 것 같아요. 회사 다닐 때는 좋고 나쁨의 폭이 작았는데 유튜버는 좋고 나쁨의 폭이 크다. 근데 어차피 0으로 수렴하는 건 똑같다. 콘텐츠 만드시는 분들이 제일 고민하시는 게 아마 기획일 텐데, 전 너무 감사하게도 기획이라는 과정이 빠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데. 기획, 창작을 매번 하시는 분들은 업이 되는 순간 쉽지 않다. 전 이미 시작을 해버렸고 매몰 비용도 너무 많다, 감사하게도 잘 되고 있으니까 열심히 계속하는 거지. 사실 주기도 되게 짧다. 2년 전에 봤던 유튜브 지금 안 보기도 한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새로운 콘텐츠가 많아져서 좋지만, 운영자 입장에선 다른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다."

-향후 활동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

“목표는 없다(웃음). 롱런하는 게 제일 목표다. 큰 이슈 없이. 왜냐하면 요즘 ‘나락 퀴즈쇼’가 생길 정도면 그게 얼마나 많은 걸 내포하겠나. 내가 실수를 안 한다 해도… 나름 착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맨밥 같은 콘텐츠 계속 만들면서, 쟤 아직도 유튜브 한다더라 하고 들어가 보면 나쁘지 않게 잘하고 있어. 딱 그 정도. 너무 많은 관심보다는…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긴 하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늘 감사하다. 안 봐주셔도 된다. 만일 다 봐주셨다면 그것만으로 정말 감사하다. 슈퍼챗 같은 건 절대 안 쏘셔도 되고. 그걸로 맛있는 거 사드셨으면 좋겠다. 저도 특별한 일 없으면 변하지 않을 테니까 항상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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