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터울 아들 둘 출산 후 살해·유기 친모 '고의 아니다'

기사등록 2023/11/15 17:08:30 최종수정 2023/11/15 21:43:29

30대 여성, 갓 태어난 둘째에게 주스 먹여

경찰, 내일 검찰 송치 예정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3년 간격으로 갓 태어난 아기 둘을 살해, 유기한 30대 친모가 10년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이 여성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부인하고 있다.

15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A씨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부인했다.

최근 경찰 조사에서 “(둘째) 아들을 낳고 이틀 뒤 산부인과에서 퇴원했다”며 “아이가 울어 주스를 먹였더니, 아이가 ‘켁켁’ 소리와 함께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며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A씨는 첫째 아들에 대한 범행도 시인했다. A씨는 “당시 퇴원한 첫째가 울음을 터뜨려 이불로 감싸 안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아이를 사망케 한 것은 맞지만, 고의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찰은 신생아를 이불로 감싸 끌어안거나, 소화력이 낮은 상태에서 주스를 먹이는 등의 행위로 아기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A씨가 충분이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2년 9월 출산한 첫째 B군을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숨지게 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5년 10월 낳은 둘째 C군도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살해하고 문학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병원에서 B군 등을 낳은 뒤 1~2일 만에 퇴원해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40분께 인천경찰청을 찾아와 "2012년 출산한 출생미신고 아동(B군)과 관련해 자수할 일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최근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미신고 아동에 대해 추가 전수 조사를 벌이자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 자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두 아들 모두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조사과정에서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느껴 양육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며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에 따라 지난 10일 오후 2시28분 인천 문학산 일대에서 C군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 또 서울 야산에서 첫째아들 B군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조만간 마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내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면서 "사건 관계자의 개인정보, 사생활, 현재 수사 중인 세부 내용 등에 관해선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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