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의존도 낮춘다…EU, '유럽판 IRA' 핵심원자재법 합의

기사등록 2023/11/14 16:18:40 최종수정 2023/11/14 18:39:29

핵심 광물 등 전략 원자재 자체 공급 강화

연간 수요 10% 채굴·25% 재활용·40% 가공

EU 이사회-의회 형식적 승인 거쳐 발효

[스트라스부르=AP/뉴시스]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EU) 본부 앞에서 나부끼고 있는 EU 및 회원국 국기. (사진=뉴시스DB) 2023.11.1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유럽연합(EU)은 13일(현지시간) 제3국, 특히 미국 및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 광물 등 전략 원자재 자체 공급을 강화하는 '핵심원자재법(CRMA)'에 합의했다.

EU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EU이사회(정상회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는 이날 핵심원자재법에 관한 3자 협상에서 합의안을 타결했다. 이 법은 EU이사회와 유럽의회의 형식적 승인 절차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핵심 원자재 생산 증가, 가공 및 재활용 등을 통해 코발트, 리튬, 텅스텐, 니켈 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반도체, 주요 광물, 배터리, 태양 전지판 등 청정 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청정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미국에 대응하는 성격이 크다.

합의안에 따르면 EU는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에 대해 역내에서 연간 수요의 최소 10%를 채굴하고, 25%를 재활용하며, 40%를 가공해야 한다. 재활용 목표치는 집행위의 최초 제안인 15%보다 상향 조정됐다.

동시에 특정 국가에서 수입하는 특정 원자재 수입량은 EU 연간 수요의 6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아울러 합성 흑연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도 전략 원자재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천연흑연은 이미 포함돼 있었다.

핵심 원자재 사업에 대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안전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은 우르줄라 폰데어라리엔 EU집행위원장이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처음 발표했고, 초안은 올해 3월 제시됐다. 초안 제안 후 8개월 만에 잠정 합의한 것인데, 이것은 EU 기준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친환경·디지털 기술에서 국방·항공우주 분야에 이르기까지 핵심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공급 부족과 원치 않는 의존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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