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에 김진성·함덕주 등 활약
KS에서는 유영찬이 샛별로 '반짝'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를 6-2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시즌에 86승 2무 56패로 1위에 올라 KS에 직행한 뒤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4년 이후 29년 만이다.
질과 양에서 단연 앞섰던 불펜진이 LG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시즌 내내 투타에서 거의 완벽한 모습을 자랑한 LG의 거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것이 선발진이다.
LG에서 5년차를 맞은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켈리의 올해 정규시즌 성적은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기대를 밑돌았다.
아담 플럿코가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로 활약하고, 임찬규(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가 뒤를 받쳤으나 4, 5선발도 마땅치 않았다.
4, 5선발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하던 LG는 결국 지난 7월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최원태를 영입했다.
유망주 출혈을 감수한 트레이드였다. 야수 이주형, 투수 김동규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최원태가 큰 공백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 어느 정도 고민을 풀었지만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면서 선발진 고민은 이어졌다.
선발진 약점을 메운 것은 불펜진이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LG 트레이드된 함덕주는 이적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달랐다. 57경기에 나서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새 얼굴까지 대거 등장하면서 불펜진을 두텁게 했다.
신인 박명근은 올 시즌 57경기에서 4승 3패 5세이브 9홀드를 거두며 LG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고, 유영찬도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의 성적을 내며 필승조 투수로 거듭났다.
이번 KS를 앞두고도 선발진의 무게감은 LG가 KT보다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플럿코가 빠지면서 LG의 약점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하던 플럿코가 부상 문제로 구단과 이견이 발생하면서 KS를 앞두고 팀을 떠나고 말았다.
반면 KT는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로 이어지는 1~3선발이 든든했다.
그러나 KS 무대에서도 특급 불펜진이 선발진의 약점을 지웠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흔들렸지만 워낙 LG 불펜진의 뎁스가 워낙 풍부했다.
특히 KS 2차전은 LG 불펜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2차전 선발 최원태는 1회부터 크게 흔들리면서 ⅓이닝 4실점에 그쳤지만 불펜진이 호투를 이어가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불펜진의 호투 덕에 LG는 1회 4점을 내줬음에도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KS 3차전에서도 임찬규가 3⅔이닝 1실점하고 조기 강판한 뒤 정우영, 함덕주가 차례로 흔들렸지만, 팀이 5-4로 앞선 6회말 등판한 유영찬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면서 리드를 지켜냈다.
8회말 등판한 고우석이 8회 박병호에 투런포를 얻어맞는 등 3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던 LG는 9회 오지환의 3점포로 다시 리드를 가져간 뒤 이정용이 뒷문을 걸어 잠가 승리를 챙겼다.
고우석은 9회에도 몸에 맞는 공과 안타로 1사 1, 2루의 위기를 만들었으나 이정용이 김상수에 병살타를 유도하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우승을 결정지은 5차전에서 함덕주가 6-2로 앞선 7회초 2사 1루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부진했던 고우석도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책임져 뒷문을 닫았다.
이번 KS에서 불펜진의 '샛별'로 떠오른 유영찬은 LG에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3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번 시리즈 들어 LG 불펜 중 유영찬이 가장 좋아 보인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정용과 김진성도 각각 4경기 4이닝 무실점, 2경기 1이닝 1실점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KT가 선발 싸움에서는 다소간 우위를 점한 것은 사실이었다. LG와 달리 KS 4차전을 제외하고는 선발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불펜 싸움에서는 LG에 밀리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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