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부재의의 원칙 적용돼…동일한 내용 못 올려"
"인사 안건, 타법과 달라…보고되는 순간 법적 효력"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은 9일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폐기에 대비해 철회 후 재상정을 추진하려는 데 대해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따라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일사부재의의 원칙이란 한 번 부결된 법안은 해당 회기에 다시 의결하지 않는 입법 원칙이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의 자동 폐기가 '법안 부결'과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해당해 본회의에 동일한 내용으로 못 올린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 도의적으로도, 국회법 상으로도 안 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탄핵에 대한 인사 안건은 (본회의에) 보고되는 순간 법적 효력이 발생해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며 "법률안 같은 다른 안건이 상정되는 것과 같은 효력이 있기 때문에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독자적으로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은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법적 효력을 발생시켜놓고 철회하는 게 어딨나. 중간에 끌어내리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다른 법률안이나 다른 안건과 달리 탄핵에 관한 인사 안건은 보고되는 순간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법적 효력을 중단시키려면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법 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하고, 72시간을 넘으면 자동 폐기된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막기 위해 쟁점 법안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 노란봉투법, 방송3법은 민주당 주도로 빠르게 통과됐지만 본회의가 다음날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이 위원장 탄핵안 표결은 불투명해졌다.
이에 민주당은 내일(10일) 탄핵안을 철회한 뒤 다음 본회의에 다시 보고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내일 오후 6시까지 철회 여부를 정해야 한다. 철회하면 일사부재의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서 그 전까지 국회의장과 여당을 설득해서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달 23일과 30일, 내달 1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민주당은 탄핵안을 재발의할 경우 이달 30일 탄핵안 보고 후 다음달 1일 탄핵안 상정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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