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음악은 작품이 언제 쓰여졌는지와 상관 없이 항상 현대적이에요. 공연 중 일어나는 창조적인 일들이 음악을 현대적으로 만들거든요."

파비오 루이지(64)는 예민한 감각과 노련한 지휘로 정평이 난 이탈리아 출신 명지휘자다. 독일 최고 명문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빈 심포니를 이끌었고, 현재 미국 댈러스심포니 음악감독을 지내며 덴마크국립교향악단와 도쿄 NHK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다.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를 비롯해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을 객원 지휘하고 있기도 한 그는 오는 11일 RCO를 이끌고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루이지는 내한에 앞서 9일 뉴시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RCO는 아름다운 사운드와 우아한 프레이징과 정확한 테크닉을 두루 갖춘 세계 탑 클래스의 오케스트라"라며 "이들이 음악을 대할 때 보이는 기쁨과 즐거움은 제가 다른 오케스트라에서는 보지 못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하는 RCO는 '벨벳의 현, 황금의 관'이라는 수식이 따라 붙는 명문악단이다. 내한 공연에서는 루이지의 지휘로 베버 오베론 서곡,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한다.

"세계적인 악단을 지휘한다는 것은  도전이기도 하고 동시에 큰 특권이기도 해요. 지휘를 위해 초청 받을 때 매우 영광스럽지만 책임감 또한 매우 큽니다. 하지만 함께 최상급의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기쁨이죠."

루이지는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해 명지휘자로 성장했다. 그는 "세계적인 오페라, 그리고 가수들과 함께 작업한 경험은 음악에 대한 시야를 확장 시켜줬다"며 "주요 심포닉 레퍼토리에 대해서도 더 탐구하고 싶었다"고 했다. "피아노 만으로는 음악에 대한 갈증과 열망을 채우기 부족했어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고 싶었죠."

세계의 여러 무대에서 조성진, 김봄소리, 양인모 등 한국인 연주자들과 협연했던 그는 "한국의 기악 연주자들, 성악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작업은 늘 매우 성공적이었어요.이탈리아인들과 매우 흡사한 성격적 특성과 특별한 본능을 가졌죠."

루이지는 이달 한국에 '세계 3강'으로 불리는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과 RCO, 베를린필하모닉이 일주일 사이 줄줄이 내한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세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일주일 사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관객들에게 큰 행운"이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세 악단 중에서도) RCO는 전통에 대한 의식이 있으며 동시에 음악을 만들어갈 때 기쁘고 긍정적인 혼을 담는 매우 특별한 오케스트라입니다. 한국 관객들이 이런 진가를 알아봐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저와 RCO는 한국의 관객들이 저희 공연을 사랑하시리라는 데에 한 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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