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다 대통령, 현직 모라비에츠키 총리에게 우선권
'1당 우선' 관행 따라…'민의 반영 늦춰진다' 비판도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에 새 정부를 구성할 첫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법과정의당은 총선 뒤 과반 의석 이상을 아우르는 연대를 모으지 못해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6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두다 대통령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에게 새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우선 부여했다. 이번 결정은 의회에서 두다 대통령이 정당과 협의한 뒤 나왔다.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속한 법과정의당은 지난달 15일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내각을 구성할 가능성이 없다. 게다가 법과정의당은 다른 연정 상대를 물색하려고 하지만 다른 정당은 법과정의당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반면 시민연단(PO) 대표인 도날트 투스크 전 폴란드 총리가 이끄는 야권 연대는 과반 의석(231석)보다 많은 248석을 차지하면서 새 내각 출범을 예고했다. 두 차례 선거에서 내각 집권을 이어온 법과정의당은 19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이유로 투스크 전 총리는 계속해서 두다 대통령에게 야당 연합에 먼저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달라고 요구했다. 총선으로 민심의 표출이 이뤄졌는데, 이를 반영하는 새 정부가 하루빨리 들어서야 옳다는 주장이다.
두다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이 통상적인 정치 관행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선거 뒤 단일정당으로 최고 득표율을 보인 것은 법과정의당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실상 내각 구성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관행을 내세워 새 정부 탄생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의회는 14일 동안 새 정부에 신임투표를 부친다. 해당 기간 안에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의회에서 새 총리를 지명하게 된다. 이 경우 이미 연정 총리로 지목된 투스크 전 총리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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